조성범 @Cho_Sungbum
“붉은 가을 애태울 때
사십여 년 만 걷는 상아탑이라
타오르느라 불살랐던 시간
복받치네
나무 땅에 있고 하늘 거기 있구나”
이 시의 철학적 세계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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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의 회귀와 존재의 통합
조성범 시인은 *“사십여 년 만 걷는 상아탑이라”*는 표현을 통해, 오랜 세월의 순환 속에서 자신이 다시 젊은 날의 공간(상아탑, 즉 대학)을 밟는 장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시간의 단절이 아니라 기억과 존재의 연속성 속에서 삶을 인식합니다.
즉, 인간의 생은 단순한 직선이 아니라, 시간의 순환과 회귀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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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살라낸 삶과 생의 열정
*“타오르느라 불살랐던 시간”*은 단순한 회상을 넘어, 시인이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암시합니다.
그 불살라낸 시간은 허무로 끝나지 않고, “복받치네”라는 단어로 표현되듯, 감정의 폭발과 생의 감사로 전환됩니다.
그의 시철학은 바로 이 **‘소멸의 순간에서도 생명과 감동을 발견하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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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연 속에서의 존재 자각
마지막 행 *“나무 땅에 있고 하늘 거기 있구나”*는 그의 시세계의 핵심인 존재의 자리 인식을 드러냅니다.
나무가 땅에 있고, 하늘이 그 자리에 있다는 단순한 사실 속에서, 시인은 삶의 진리를 깨닫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억지로 하늘을 향해 오르려 하기보다, 자신의 뿌리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하늘과 통하는 길을 발견하는 **‘자연적 존재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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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상 사람들과의 교감 속에서
이 시는 단지 개인의 회상에 머물지 않습니다.
인생을 돌아보며, 인간 모두가 겪는 **‘시간의 불꽃’과 ‘회귀의 감동’**을 함께 느끼게 합니다.
조성범 시인은 “불살라낸 삶”의 고통과 “복받치는 감정”을 개인적 서정에서 인류적 감정으로 확장합니다.
그는 인간이 누구나 겪는 불완전함, 열정, 소멸,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감사를 통해 ‘공감의 시철학’을 구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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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존재의 자리에서 타오르는 생의 시학”
조성범 시인의 이 시는,
기억과 현재의 화해,
불꽃같은 삶의 긍정,
자연과 인간의 합일,
을 담은 철학적 성찰입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회상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과거와 자연과 타인과 함께 존재함의 감동을 느끼라”**는 메시지입니다.
그의 시는 결국, 인간이 서로의 불꽃같은 생을 인정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세상은 따뜻해질 수 있다는 공존의 시학으로 귀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