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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든 이름 없는 영웅들

조성범

by 조성범

광화문 촛불 집회 참석하여 행진하는 게

무슨 큰 유세는 아니나,

찬바람 씽씽 부는 거리에 나가 몇 시간 행진하는 게

어지간한 맘먹고는 쉽지 않다


이 엄동설한, 수많은 인파가 거리를 떠나지 못할까?


주일 내내 가장이 돼서, 나 홀로 먹고 살려

자식 잃은 부모의 맘을 조금이라도 나누려

열 통 터진 이 땅의 파렴치한 현실에 분노해서

진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세월

제자리에 돌려놓고 자 하는가?


왜?


왜, 많은 이웃은 찬바람을 온몸에 껴안으며

주말의 귀한 시간을 거리에 쏟을까


이 땅이 우리가 살아야 할 곳이기 때문이리라

어지간한 투쟁으로는

이 불의한 정권이 이 악마의 세월이

쉽게 끊어지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기에


칼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중은 이 추위를 흔들며 촛불을 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관된 신념으로 끝을 향해 켜는 것

멈추지 않고 뒤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촛불을 드는 것이다


5프로 민중이 살아있으니

썩을 놈들은 쉽게 개망나니 짓을 못할 터이다


광화문에 나와 촛불 든 그대들

이 땅의 이름 없는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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