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퍼덕임 시야를 떠나가고
인적 가물어서 기침은 온데간데없네
빙하수 천만년 안고 물질하랴 애타네
회색빛 곳간에 하얀 쌀 쌓여가고
시루떡 눈 자락을 쪼개어 선물하네
백설기 강물에 누워 호탕하게 눈감네
한강에 언 가슴이 목메어 북받치고
잠이든 물결 위에 얼음 옷 덮어주네
하늘땅 자맥질하며 빙수 조각 띄우네
소소한 인연만이 강가를 기웃거려
잔설의 각혈만이 그림자 붙들고요
나그네 사계(四界) 피려 허허롭게 가누나
까막눈 눈 바닥에 뒹굴며 글을 짓네
새하얀 좁쌀눈이 물 수면 얼어붙고
송백조(松柏操) 백설 빙판에 겨울바람 떨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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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界)
1. 천계(天界), 지계(地界), 수계(水界), 양계(陽界)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불교>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네 가지 기본적인
물질의 세계. 지계, 수계, 화계(火界), 풍계(風界)를 이른다.
*빙하수 (氷下水)
얼음 밑을 흐르고 있는 물.
*송백조 (松柏操)
소나무와 잣나무의 사철 푸른 절조와 변하지 않는 굳은 절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