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배때기에 기름만 둥둥 떠 있다

조성범

by 조성범

배때기에 기름만 둥둥 떠 있다

비유와 은유로 세상사 도인처럼 묵상하느라
지식인의 지혜가 민초의 혓바닥에 스미지 못하고
배운 자의 사명이 한갓 말놀이에 뒷짐을 지고서
끼리끼리 동고동락하며 세상사를 한탄하여도
앎이 자기 안위와 신세한탄 일 뿐이로다

산새가 도회지를 날아도 산새요
부엉이, 딱따구리, 뻐꾸기의 날갯짓이거늘
먹새가 입을 오므리어 음식을 먹은들
배고픈 영혼의 허기가 가실쏘냐

말놀이에 뱃가죽 무느라
배때기의 기름칠을 감춘 들 승냥이 일 뿐이네

허기진 하늘땅
눈치코치 하늘을 찔러

밤낮을 겁탈하려
이리떼들과 배운 자 교미하기에

2014.1.14.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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