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이놈이 죄인이다

조성범

by 조성범

이놈이 죄인이다

오지 말아야 할 사월이 왔다
누구 할 것 없이 아프지 않은 이 없건만
달이 차고 해가 바뀔수록
변하는 것은 욕망의 사슬뿐
죄지은 자는 웃음보 자지러지고
바다 물살에 묻은 에미 아비는 하루가 삼 년같이
뜬눈으로 거품을 물뿐
동지는 하나 둘 떠나가고
갖은 모욕과 협박을 받는 더러운 인심의 굴레
빨고 빨며 헤진 심장을 움켜쥐고 갈 뿐
노망난 할아비 할망구만 널려 있고
어른이 사라지는 험담한 사회
눈물로 밤새우는 서러운 유족에게
하는 짓이라고는 인두겁이라
장사치 관료와 정치가, 구중궁궐만 있을 뿐
심장에 가까이 가지 않은 위선의 극치
얼음덩어리 대가리로 입술 찢어진다.
낮은 땅에 기대며 사는 하루살이 품팔이
형제들의 주검에 이 땅은 무엇을 했는가.
나라는 무엇이고 국가는 있는 것인가?

억만년 살 것 같이 기고만장 하지만
저 깊은 바다를 유랑하는 우리 아이들, 형제들

조국의 영령이 반드시 이 업보를 떨리라
세월은 바다 밑에 썩어 문드러지고

돌아오지 못한 자식은 짠물에 미라처럼
어디에 목을 달고 있는지

이놈이 죄인이다


2015.4.4.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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