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집 길

조성범

by 조성범

집 길에 서니



집 내놓으라고 했는데 말이 없어 한 술 하고 했다.

(언제 이사 가요
멍하니 쳐다보며
이 인간이 가장이여 남편이여 하숙생여)

힘 없이 바라볼 뿐
아내라는 그녀는 불쌍히 바라보고 있다

그냥 살먼 되나... 계속...

조금씩 그녀는 눈빛에 불을 댕기며
한 마디하네

여기가 어디여
집이지
건축가라 매 ...


그런디, 지금은 손 놨지

지 집 비새는 건 모르고
날마다 술이나 퍼 먹냐

이게 뭔 씻나락 까먹는 소리여
밤샘 품팔이하고 입이 걸걸해 쐈다
기집질을 했냐 ... 왜 이러는겨

불이 붙었다
그녀의 심장에 기름을 분겨

이 년 만에 전세금 오천 만원 올리더니
이 개월 더 지나 삼천을 올려 달란다

이사 가면 되지
어디로 갈까(?)

제 집도 못 지며 건축가라는... (건축가 웃기네)
그녀의 눈빛이 아프게 타들어 가는 디

술 작작 먹어라
끝이야

뭐...

그만두던가

알아서 해
.....

그렇게 도망치듯 도망쳐 한 참 있다
집이라고 겨들어가 숨죽이고 자는 둥 마는 둥 하다
품팔이하라 지하철을 타고

아내의 말이 틀린 건 없지
알허... 누가 모르는 감

개뿔 작품 한다고
건축 디자인 사무소 오 년 만에 말허 먹고
몇 년을 산천을 떠돌다가 시인이라

등단이란 걸 하고
글을 써대니 뿔 날만 하다

아니, 그리도 말혀
긴 시간, 길고 긴 일 년 동안
밤을 지고 노비로 벌어 몇 푼 줬잖여
헐 만큼 하는 디, 에 이

사업 말허 먹고 디질라고
한강으로 걸어가 배 터지게 물 먹고 난 뒤로는
승질 아끼더구먼 모지게 터트리는구먼

그려 자네도 이제 승질도 내고 살아
물에 안 갈 테니
정신 차렸다고
아닌감

서사시를 쓰기 전에는 안 가네
조광조 집안(먼)이여
함 한다 하면 한다

당신이 우니까 좋다
그려 울어 울어도 봐야지


2015.4.9.
조성범

*논픽션이나 그런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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