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무봉 옛글

봄 씨름

조성범

by 조성범

봄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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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불이 붙었다



내 몸, 기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빛 놀이에 춤을 춘다

육신이 춘화 속으로 타들어간다

하늘의 문을 열려

봄꽃이 몸을 태운다

불덩어리 불꽃을 껴안고 분분하게

봄은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다.

봄빛은 몸뚱아리

걸레가 되도록 밟고 걸어가나

어차피 사그라질 육신을 옥 다물고

너무 오랫동안 씨름하는가

한숨을 쉬면 네가 오고

또 한숨을 몰아쉬면 내가

코끝에 매달려 있지

할비의 지게걸음, 매 달기 전에

숨소리가 핥으려나

기우뚱 해는 목을 매고

어둠이 쏟아진다



2013.4.11.

조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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