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중봉의 붉은 소나무
봄여름가을겨울의 눈바람에 뼈마디를 지지며
살아낸 붉은 소나무 적송은
솔향 가득 솟구쳐
구름바다에 빛 우물을 내려
콕 찌르고 있다.
햇빛이 그리워 날갯죽지 남쪽으로
척추에서 길게 내 뻗고 있다.
한쪽은 빛을 찾아 천리길을 달리고
그늘 쪽은 쭉 뻗은 팔 마디가 잘린 채
기우뚱 거리며 시나위하고 있다.
사람 손길 뜸한 골짜기에서
산 등허리에 살아내려
제 한 몸 팔다리 잘라 내고 중봉에 뼈마디 묻으며
솔잎 향 전해주려
온몸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네.
졸부의 부귀욕심으로 뿌리 채 뽑혀
욕심쟁이 앞마당에서 썩은 물 먹고 자랄 녀석이
허리를 곧추세우고
팔다리 하늘 자락에 묻은 공덕에
천년 향으로 태어나
운해와 동무되어 놀고 있다.
고고(呱呱)한 하늘의 친구여
하늘의 천심을 지천에 올곧게 마음씨 살갑게
하나님 말씀을 뿌려 주시게나.
하늘에서 빛 님이 타고 내리는 날갯죽지가 사다리 되어
동이 뜨기 전 첫새벽에 칠선계곡 선녀탕으로
일곱 선녀님이 목욕하려 사뿐히 내려옵니다.
선녀님이 목욕하는 사이 곰이 장난기로
선녀님 옷을 홈쳐 산가지에 걸어 놓았는데
그 나뭇가지가 사향노루의 뿔로 환생하고
홈쳐보던 곰은 지리산에서 쫓겨나고
사향노루만 살았다는 전설이 피어오릅니다.
지금도 지리산에 가면 전설의 곰이
우는 소리가 들려요.
꺼억 꺼억
2012.08.16.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