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인심을 빗다
맘을 씻겨 주는
봄비가 소곤소곤
살포시 적시네
할미의 속눈물을 닦아 주는
따뜻한 봄비로
할비의 손수레에 쌓인
신문지 위는 건너 앉은
착한 봄비가 되게 하소서
들녘의 산허리를 돌아
생명을 움트게 하는
한 줌의 봄비로
목을 축이게 하시고
배움터 나서는
새내기의 고사리 손에
노란 우산이 안을 수 있는
가랑비 같은
봄비가 되어 주소서
겨우내 묵은 눈물이
개울을 타고 냇가를 지나
하천을 가로질러
샛강을 벗 삼아
바다에 이를 때까지
뚝방을 기웃거리지 말고
들 숲에 노랫가락만
듬뿍 내려놓고
흘러가게 하소서
2012.5.3
조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