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조급함이 기본을 되찾길 바라며-
현미밥
야채계란말이
냉이된장무침
쌈다시마
김치
현미밥은 오래된 맛이다. 부드럽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씹을수록 고소함이 스며든다.
도시락을 준비하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본다.
현미와 흰쌀을 섞어 밥을 짓고 조용히 김이 오르는 냄비 앞에 서 있다.
삶도 이와 닮았다.
거칠고 오래 걸리지만 결국 천천히 익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야채계란말이는 언제나처럼 정직하다.
파, 당근, 양파를 잘게 썰어 넣고 조심스레 팬 위에 붓는다.
계란을 말며 생기는 미세한 틈과 주름은 어쩌면 하루의 흔적 같다.
찢어지면 찢어진 대로, 접히면 접힌 대로 —
그 안에서도 여전히 색은 곱다.
냉이무침을 꺼내면 봄이 온 듯하다.
된장의 구수함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릴 적 기억을 깨운다.
그때의 냉이는 향이 강해 코끝이 찡했는데 이제는 그 향이 그리워진다.
쌈다시마는 꼭 품는 음식 같다.
세상의 모난 구석들을 잠시 감싸 안아주는 듯한 맛이 있다.
오늘 도시락이 그런 하루였으면 좋겠다.
현미의 단단함, 계란의 따뜻함, 냉이의 향, 그리고 쌈다시마의 포근함이
내 안의 조급함을 조금은 덮어주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