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이 유행어가 돌 때, 나는 그래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혼자 사는 주제에 떡하니, '삼식이'를 데리고 살려면 나 스스로가 삼식이가 되면 되잖아!라고 단순하고 소박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꽤나 힘겹다.
매주 장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음식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이니, 메뉴는 매번 겹치고, 점심과 저녁은 그럭저럭 밖에서 해결하더라도
아침은, 아침만큼은 내가 해결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먹는 입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냐고 엄마가 하셨던 말이 있는데, 나는 딸린 식구도 없는데, 내 목구멍 하나 채우기가 급급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 배꼽시계는 배터리를 충전해주지 않으면 꼬르륵을 연달아 울리는데 말이다.
앞으로 키티의 생활방식은 아침밥을 먹는 '나' 바로 키티구구를 이야기하겠다.
키티의 생활방식은 이래도 먹는 거, 저래도 먹는 거에 대해 짧지만 소박하게 이야기하겠다.
오늘 아침 메뉴는 계란 프라이를 올린 참치김치볶음밥이었다.
오랜만에 '참치캔'을 뻥 따서 들기름 두른 김치에 달달 볶아서 밥 한 공기 뚝딱 넣고 자글자글 볶아봤다.
간장과 설탕으로 대충 간을 봤는데, 고추장이 없었더니 매콤한 맛이 없어서 아쉬웠다.
김치볶음밥 하나를 만들어도, 김치, 참치, 계란 그리고 양념으로 설탕, 간장, 고추장이 들어가니 음식에는 간 맞추기가 기본이다.
불조절도 그러하다. 처음에는 중간불에 빠르게 덮여주고, 향이 올라오면 약불로 줄여서 양념을 넣어서 들들 볶아준다.
설탕과 간장의 양을 조절하는 것은 마법의 숟가락이 필요한데, 사실 자기 쿵짝에 맞게 넣다 보면 간이 점점 맞게 되어있다.
오늘 나는 조금 싱겁게 간이 맞춰졌다. 고추장이 빠져서 그렇다.
나는 기름에 들들 볶는 김치볶음밥보다 뚝배기에 김치를 깔고 기름을 두르고 밥을 올려서 서서히 익혀서 먹는 김치밥을 좋아한다.
볶음과는 좀 성격이 다른데, 이때 김치를 깔면서 김치 국물을 넣어주면 더욱 좋다. 그러면 간이 자동으로 맞춰진다.
혹시 냉파족이라면 콩나물 무침을 밥 위에 올려서 뜨겁게 해서 함께 섞어주면 식감도 맛있고 좋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스타벅스에서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다.
아침밥을 먹고 출근길에 있는 스타벅스, 단골 매장이 있어서 더욱 좋다.
키티키티키티.
오늘의 주문은 '참치김치볶음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