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스트이십일 Dec 15. 2020

남녀의 유전적 차이는 존재하나?

사진 픽사베이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젠더 이슈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페미니즘으로 인해 억압된 여성인권을 재조명하자는 논의가 한참인 와중에 남성들은 이에 따른 역차별이 있을 수 있다면 반발을 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 생물학적으로 분명히 구분되는 남녀가 다르다는 건 알지만 과연 이 둘의 심리, 생각 차이는 실존하는 걸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과연 이 명제는 진실일까?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남자와 여자


1992년, 존 그레이라는 작가가 출판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은 남자와 여자가 간과하고 있던 두 개체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아예 다른 행성에서 온 작가의 설정처럼 남자와 여자는 많이 다르다. 


통상적으로 남성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라는 인식이 대중에게 박혀 있고, 반대로 여성은 감성적이고 섬세하며 꼼꼼하다고 한다. 당장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봐도 남자라서, 혹은 여자라서 라는 말과 함께 남녀 생각의 차이, 심리의 차이가 드러나는 글들이 수두룩하게 돌아다닌다. 


‘남편이 너무 계산적이에요.’, ‘여자친구가 사소한 거에 울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남자와 여자의 성격, 심리에 대한 고정관념은 과연 사실일까?


남자와 여자의 심리, 차이가 있을까?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의 심리학과 즐라탄 크리전 교수팀은 이 같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메타, 종합 연구를 진행했다. 남자와 여자의 성별에 따라 심리적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였고, 1,20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사진 픽사베이

그 결과, 심리적 특성에서 남자와 여자는 80% 이상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남자와 여자의 심리적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심리 특성 중 일부는 고정관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점도 있었다. 같은 사례에서 남성이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고, 여성은 동료나 가족 등과의 애착을 더욱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크리전 교수는 이 같은 차이는 사회적 학습의 결과일 수 있어서 성에 따른 차이로 볼 수만은 없다고 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남자와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마찬가지. 


우리가 가진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은 극단적인 성향의 일부 사람들의 사례를 기준으로 형성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남성과 여성의 유전적 차이에서 오는 심리, 성격의 일반성은 없을까?


타고난 뇌보다 중요한 건 뇌의 유연함


여성과 남성의 뇌는 분명 차이가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정신건강연구소의 발달뇌유전학자 아민 라즈나한과 그의 연구팀은 남녀 뇌의 차이를 해부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남성의 뇌는 시각과 기억력을 관장하는 후두엽과 편도, 해마가 여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은 의사결정과 미각, 자기조절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 피질과 섬엽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픽사베이

하지만 뇌의 크기가 크다고 관련 능력이 더욱 탁월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즉 남성의 뇌, 여성의 뇌가 따로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캠브리지 대학 연구 팀은 유전학 회사를 활용, 약 5만 명의 공감 유전자를 분석한 바 있다. 


여기에서도 남녀 사이의 공감능력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속속 밝혀지며 뇌과학 연구자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유전성보다 이를 이겨내는 뇌의 유연함이 더욱 탁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의 유연함이란 뇌 가소성이라고도 부르는데, 쉽게 말해 뇌에서 많이 쓰는 부분이 더욱 발달한다는 뜻이다. 복잡하게 난 런던의 길을 모두 외워야 하는 영국의 택시기사들은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가 더욱 발달해 있다. 


이처럼 타고난 뇌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활용하는 부분이 어디인가에 따라 뇌의 모양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남자와 여자의 뇌는 큰 차이가 없고, 어릴 때부터 무엇을 보고, 어떤 환경에서 생활했느냐가 그 사람의 성질, 성향을 결정하는 데 더욱 큰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다. 


우리가 느끼는 남자와 여자의 고정관념은 어쩌면 어릴 때부터 남자로, 여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생긴 낙인과 같은 것 아닐까? 포스트21 뉴스 

작가의 이전글 ‘13월의 보너스 vs 세금폭탄’ 선택의 기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