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편집부]
뿌린 대로 거두는 대표적인 일, 농업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사양 산업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여기, 농업 프랜차이즈라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 농업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이가 있다. 바로 제레스팜(주)의 전병준 대표다.
교육용 기자재부터 스마트팜까지
천의 얼굴로 거듭나는 농업의 모습
전병준 대표의 제레스팜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스마트팜을 가장 잘 실현한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똑똑한 농장’이라는 말 그대로 농장에서 사람의 손길이 최소화되고 기계가 부족한 일손을 대신해 농업 전 과정이 자동화되는 농장을 말한다.
전병준 대표가 스마트팜의 대표기술로 주목한 것은 흙을 사용하지 않고 물과 수용성 영양분으로 만든 배양액에서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그는 이 수경재배에 IT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방식의 농업을 탄생시켰다.
전병준 대표는 스마트팜 외에도 교육용 기자재, 가정 및 사무실 기자재 등으로 농업을 활용하고 있다. 농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앱과 기자재를 개발, 작물의 종류와 특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용 기자재를 개발해 서울 한신초등학교에 납품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에서 LED와 물 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가정용 기자재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식물을 키우면서 블루투스 스피커, 가습기, 무드등의 기능까지 가지고 있는 신개념 제품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에 맞춘 진화된 농업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농업의 품질 좋은 제품도 재배 중이다. 영동에서는 포도재배, 정선에서는 배추재배를 시작했고, 작년에는 2천 평의 농장을 준비해 자체 개발한 비료 영양제를 실험하며 친환경 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으로 수확된 식물들은 작년 말에 오픈한 제레스몰에서 서비스 중이다. ‘농업의 장점을 문화로 만들어 감성을 드립니다’는 경영이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전병준 대표. 그가 젊은 농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쌓은 경험 덕분이었다.
절망 속에서 농업이라는 희망 발견하다
시골에서 성공을 목표로 서울로 상경했던 전병준 대표는 다양한 일을 해 보았다. 그렇지만 생각처럼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막연하게 장사를 해서 큰 돈을 벌겠다는 애매한 목표로 시작한 사업이 잘 될리 없었죠. 사기도 당하고,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하고 나서 지인이 운영하는 블루베리 농장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청년농부의 꿈을 키웠죠.”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농사일을 도우면서 전병준 대표는 농사의 중요성과 한땀 한땀 키우는 작물에서 얻는 교육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당시의 경험을 돌아보며 농업의 숭고함을 하루하루 되새긴다는 전병준 대표.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식재료를 키우기 위한 농민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그의 최종적인 목표는 모든 농민들이 상생하는 농업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상생과 감동이 있는 농업 위해
전병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으로 농업의 새로운 모습을 고민해 왔다. 스마트팜을 위해 기술개발을 하는 연구실을 오픈했고, 친환경 농작물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제레스몰을 오픈했다.
농업의 교육적 효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교육용 기자재도 개발했다. 이 모든 시도들은 전병준 대표의 꿈, 농업 프랜차이즈를 위한 밑그림이었다. 그가 말하는 농업 프랜차이즈는 무엇일까?
“오늘날 농촌을 지키는 이들은 대부분 연세가 높은 어르신들입니다. 저 처럼 청년 농부도 있지만 그 수가 적죠. 연령층이 어떠하건 간에 농민들 대부분은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온전히 농업에만 집중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런 이들을 위해 농업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히 농사만 잘 지으면 어떻게든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농사만 지어서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 마케팅, 서비스, 신기술 개발 등 농사만 짓기에도 바쁜 농민들이 그 외의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모든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는 농업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농민들이 서로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전병준 대표의 꿈이자 제레스팜의 목표다.
어려운 시절 자신을 도와준 은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농민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의 손길이라도 내밀고 싶다는 전병준 대표는 오늘도 부지런히 내일의 화려한 꽃을 피울 씨앗을 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