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스트이십일 Aug 01. 2020

박무웅 시인, 문학은 사람을 바꾼다

문학에서 체험은 가장 중요한 덕목

박무웅 시인

[포스트21 뉴스=최현종 기자] 언어는 인간이 가진 도구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인류는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모델을 세워왔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언어를 가졌기 때문이다. 


훌륭한 인간은 가장 진실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가치 있고 가장 고귀한 언어를 창조할 줄 알기 때문이다. 칸트가, 하이덱커가 시인에 대해 인간을 넘어서 신의 다음 자리에 않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은 사랑하며 그리고 생각하며 산다. 사랑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상대에 대한 인식과 이해 없이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는 바로 언어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문학에서 체험은 가장 중요한 덕목


박무웅 시인은 “문학은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이고 그 절절한 삶의 이야기야말로 더 값진 것으로 자리매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솔한 삶의 체험담과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시집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고 값진 것이며 진정성이 있다. 저마다 가슴속에 몰래 묻어 둔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야말로 보석처럼 더 찬란하기 때문이다.

 

그 찬란한 빛은 오염된 정신을 정화하고 누추한 삶의 그릇을 비워주는 것이다. 시는 고단한 인생을 위로해 주고 아름답게 지켜주는 자연 그대로 녹색운동이다. 


박무웅 시인은 “척박한 땅에서 최초로 뿌리내렸다. 아직 덜 자란 몸으로 매사에 현실과 다른 엉뚱한 생각만 한다고 어머니는 ‘허풍’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셨다. 아무런 자원도 없이, 대책도 없이 서울에 진출한 것도, 서울에서 중소기업인이 된 것도, 시인이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허풍으로 시작된 것이다. 허풍이 나의 가는 길을 바람처럼 밀어주었다. 바람보다 빠르게 뒤를 밀어주었다”고 말한다.


박무웅 시인은 그 별명을 보석처럼 등에 지고 작은 용기와 ‘끼’ 하나로 절벽을 타고 물살을 거슬렀다고 한다. 그는 “끼는 날개다. 온몸을 들썩이게 하는 기류다. 


벽을 넘고 산과 바다를 건널 수 있는 날개다. 주체하지 못하고 터져 나오는 흥겨움이다. 필생의 운명을 무시로 뛰어넘는 부림이다. 노래하는 흔드는 춤이다, 끼를 양날개로 가진 사람은 곤두박질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모교 금산고등학교 시비

박무웅 시인은 2011년 계간〈시와표현〉을 창간했다. 2015년 새해부터 월간 〈시와표현〉으로 전환했다. 전통을 자랑하는 우수 문예지들이 속속 폐간하는 현실에서 월간지로 전환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결정이었다. 그러나 “문단의 한 축으로써 쓰임이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하고 보람있게 생각했다”고 말한다.


㈜신성전자부품 대표이사 1973-2005년, 서울 관악세무서명예세무서장 1992년, 포항공과대학교육성회장 역임 1995-1996년, 경기도 의용소방대총연합회 회장 역임 2001-2002년,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대통령 노무현) 2005년, 화성시 예술인총연합회 회장 역임 2006-2007년 등 많은 사회활동의 체험은 문학의 단단한 재료가 되었다.  

 

여섯 번째 시집 ‘패스 브레이킹’


박무웅 시인은, “유년 시절 선택의 여지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된 ‘패스 브레이킹!’이었다”고 말한다. 그 길은 그의 가슴에 붙어 ‘빛나는 곳들이란 길 없는 곳에 있다’고 꼼꼼하게 안내해 주었고 하루에도 무수히 우주를 돌아오는 변혁의 다짐들이 으르렁거리는 그의 몸짓이었다.


앞장선 열정은 최초의 길을 찾아내는 위대한 힘이었다. 그가 살아온 변혁과 도전은, 반쯤 갈라놓은 바위의 틈에 뿌리를 내리고 푸른 하늘을 칼집으로 머리에 쓰며 천 리에 향기를 퍼뜨리는 풍란이었다. 그의 소중한 체험들은 수백 편의 시가 되었다.   

문학은 인간 삶의 질을 확장하고 심미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고급수단


문학은 일상의 삶의 무게와 체험과 남다르게 관찰한 것들을 언어로 표상하고 재구성하여 독자에게 짜릿한 기쁨과 슬픔을 맛보게 해준다. 지금까지 많은 시간을 문학이 주는 운명적 암시에 의해 살아왔고 문학의 힘에 기대어 삶의 아픈 고비들을 넘어 왔으며 행복이든 불행이든 이젠 시를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사는 것은 고통이나 절망과도 분간하기 어려운 눈물겹고 쓰디쓴 기쁨의 맛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상처를 통해 시를 알았고, 시는 상처이기도 하며 상처의 치유이기도 하다. 또한, 승화이기도 하다”고 한다. 


무슨 부나 지식이 아니라 좋아하는 가치를 얻고자 하는 진짜 의미 있는 힘이라고 한다. 모색이라는 말에는 불 붙을 심지가 붙어 있다. 그는 상상과 모색에 심지를 밝히고 그 불빛에 일렁이는 문자로 시를 쓴다. 

그곳에는 수천 송이 꽃으로 환하게 열리는 문이 숨어 있다. 그럴 때마다 온몸은 ‘끼’라는 날개를 달고 들썩거렸다. 


이 날개는 내 몸이 전력을 다해 쇠진될 때까지 내 어깨에 붙어 극렬하게 날개짓을 할 것이다. 늙은 나무가 봄만 되면 어디서 데려오는지, 젊은 꽃을 피우듯이, 매번 새로운 바람을 만나며 새로운 꽃을 피우고 싶다. 


위기에 관하여


박무웅


위기는 언제 어디서 

불시에 오는 것 같지만

쉴 새 없는 내쉬고 들이쉬는 숨에

버젓이 숨어 있는 헛숨처럼

쌓아 올리는 높이들 틈에

숨어있는 허방처럼

위기의 짝인 탄탄대로를 

다급하게 뛰어서 오는 것이다. 

  

쓰러지기 직전인 것들이

내게 도착해 쓰러진 적 많았다.

위기는 원망을 먹고 

피둥피둥 살찌는 존재

나도 모르게 지나쳐버린 

기회들을 찾아내어 다시 고치다보면

위기란 대장간의 모루처럼

아무리 두들겨도 땅땅 불꽃을 피우는

단단한 받침대가 되기도 한다. 


높이뛰기 선수는 

높이가 있어야 빛을 발하듯

그 높이를 갱신(更新)해야

가장 높은 높이를 극복한 사람이 되듯

위기란 가장 높은 곳까지

나를 올려 놓아줄 발돋움같이

훌륭한 도구라는 것. 


작가의 이전글 부동산 빌딩 투자가치와 문화공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