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여신상을 동경하다
지난 연말, 순례자 친구에게서 졸업전시회를 초대받았다.
Sure! Yes, Why Not?
언젠가 가야지 하며 미뤄두기만 했던 엄마와의 도쿄행이 그 순간 성사됐다.
노란 화살표가 없어서였을까. 도쿄예술대학 캠퍼스에서 친구의 전시장을 찾아 헤매는 동안, 마치 또 다른 순례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덕분에 힘들지만 재밌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정이 몽글몽글 떠올랐고, 잠시 잊고 지냈던 도전정신까지 함께 되살아났다.
희망찬 에너지를 듬뿍 충전한 채, 시바공원에서 도쿄타워 야경을 바라보며 도쿄 여행을 시작했다. 마트에서 장을 봐 요리를 해 먹고, 센소지 가미나리몬을 지나 향을 피우고, 쓰키지시장에서 유명한 계란말이를 맛봤다. 스카이트리에서는 노을 지는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했고, 유서 깊은 목욕탕에도 들렀다.
나만의 보물섬 같은 백엔숍 세리아에서 새로운 보물을 발견하고, 고쿄를 유유자적 산책했다. 오빠와 줄을 서서 기다려 먹었던 파스타 맛집의 나폴리탄 스파게티, 튀르키예 모스크에서 히잡을 쓰고 둘러본 시간도 기억에 남는다.
텔레콤센터 전망대와 관람차 Big O에서는 달을 품고, 후지산이 훤히 보이는 동네를 누비며 해도 품었다. ‘여행가방’이라는 이름의 쇼와시대 카페에서 팬케이크를 먹고, 돌아오는 공항에서는 운 좋게 기모노까지 입어보았다.
엄마는 또 언제 도쿄에 와보겠냐며 아련하게 말하면서도, 언젠가는 후지산에 꼭 올라보고 싶다고 했다. 파리에서도, 도쿄에서도 자유의 여신상을 봤으니 이제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냐며. 그렇게 작은 그림들을 하나씩 완성하며, 어느새 큰 그림을 꿈꾸는 여행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관람차의 꼭대기는 무섭지만, 그 무서움에만 갇혀 있지 않겠다는 엄마의 태도에서 나는 또 배웠다.
엄마에게 소감을 물어보면 늘 이렇게 답한다.
좋다.
행복하다.
즐겁다.
이대로 충분하다!
특별한 계기가 없어 차일피일 개기던 도쿄.
다녀오고 나니, 더 많은 동경을 품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
꿈꾸는 자, 그리고 꿈꾸고 싶은 자, 모두 도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