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그 화는, 너 때문이 아니었다

부끄러움의 자리에서

by 글빛마루

마음이 뒤틀린 날, 가장 먼저 다친 건 나였다.


살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화를 낼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화를 내버렸다.
그게 뭐라고.
좋게 타이르면 좋았을 것을.


목에 힘을 주고 감정을 실어,
트집을 잡아, 아이를 혼내버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화는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화다.


내가 힘이 들어서,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내가 되는 일이 없어서.


미안하다.
너가 만만해서가 아니다.
내가 못나서이다.


조그만 꼬투리 하나를 가지고 버럭한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중이다.


너를 미워해서가 아니다.
너를 믿기에, 너에게 화를 내버린 것이다.


내가 조금 더 자존감을 키워볼게.
내 마음을 지켜볼게.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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