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위로가 스며드는 시간
여름이 깊어갑니다.
집 안이나 사무실에 머물며 시원함을 누리는 우리는, 가끔 잊곤 합니다.
햇볕 아래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운 숨을 견디고 있는지를요.
오전, 초인종 소리가 울렸습니다.
문 앞에는 택배 상자를 들고 선 기사님이 계셨습니다.
오늘따라 흠뻑 젖은 그의 모습은 마치 제 모습 같기도 했습니다.
“기사님, 많이 더우시죠?”
“오늘 따라 더 덥네요.”
“시원한 물 한 잔 하고 가세요.”
차가운 물을 따라 건넸습니다.
들어오지도 않으시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벌컥벌컥 들이켜는 모습은 제 마음을 묘하게 울렸습니다.
그 순간, 괜스레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 시대를 묵묵히 짊어진 가장의 모습이 아닐까.’
물을 다 마시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 뒷모습은,
고단한 삶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텅 빈 물컵을 바라보다가 곱씹었습니다.
물 한 잔의 위로.
아무것도 아닌 작은 배려가 목을 축이고,
살아갈 힘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요.
택배 기사님이 들이킨 물 한 컵은
제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 주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대신 져 줄 수는 없지만,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이웃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오늘도 그렇게, 서로를 조금씩 돌아보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