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 알아가기

서른살 먹고도 모를 나 일흔 돼서도 똑같겠지 윤여정 선생님 말씀대로 매해

by 땅콩빵

나는 새로운 나일테니.


모든 질문의 출처

: https://www.instagram.com/p/DGsjldTpM1k/?img_index=1&igsh=aXJlbzlxaWVmZ3oy

https://www.instagram.com/mugglinghaus/p/DH0py6cJae3/?img_index=2


당신은 누구인가?

1. 당신은 스스로 삶을 선택했는가, 아님 끌려가고 있는가?

밀려나가고 있어.


2. 당신이 믿는 '나'는 진짜 나인가, 타인이 만든 나인가?

믿는다는 게 지지할 수 있는 나인 건지, 정의내린 나인 건지 잘 모르겠네. 아마 질문의 의도는 내 모습이 진정 스스로 선택한 나인가, 남들이 만들어낸 모습인가, 묻는 것 같은데 내가 볼 땐 나는 전자라고 봐. 자기 세뇌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는 내가 만들어낸 내가 맞아. 여기서 나를 지칭하는 단어가 몇번이나 반복되는지, 아무튼 나이 들수록 고집이 더 쎄져서 남들 말 잘 안 듣고 원래도 남들 기대에 부흥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고 애초에 누가 나한테 기대한 적도 없어서 타인이 만들어냈다는 개념 자체가 흐려.


3. 당신이 가장 '나다운 순간'은 언제인가?

가까운 사람들이랑 있을 때 가장 나다워져. 그리고 이건 학습된 것 같긴 한데, 집에서 불 꺼놓고 영화나 미드 (혹은 영드여야 해, 꼭.) 볼 때. 이럴 땐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와서 안정감이 들어.


4.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그 순간은 충분한가?

공연장 스탠딩석, 노을 진 뮤직 페스티벌에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나. 왜인진 모르겠는데 이젠 그 순간만이 내가 현재에 있어. 순간이 충분하냐니. 월플라워에 나온 마지막 장면처럼 그 순간은 영원을 느끼게 해. 무한함을 느껴.


5. 당신은 왜 살아가는가?

맞아, 이제 앞을 봐야 할 때지. 최근 이런 질문에 예전에는~ 이란 말로 곧잘 시작했거든. 근데 이제 그렇게 말하기 질린다. 왜 살아가냐면 아직 숨이 붙어있으니까 살아가. 그냥 하루하루 충실히,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해. 남들이 보기엔 부족할지 몰라도, 어쩌면 미래의 내가 봐도 그럴지 모르지. 그래도 현재의 난 그래.


6.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곳은 당신이 원하는 곳인가?

어떤 기분이냐면, 1번이랑 이어지는 답인데 게임에 있는 자동 설정 시스템 같은 거 있잖아. 어느 한 곳을 클릭하면 캐릭터가 알아서 뛰어가는 거. 그거처럼 내 허리끈에 묶은 삶을 어느 지점으로 가도록 자동 설정해두고 날아가는 것 같아. 근데 이게 도착 지점을 나도 모호하게 정해서 나조차도 어디로 도착할지 모른다는 거야. 가는 도중에 다른 곳에 가고싶을 수도 있고 거기에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잖아. 아니면 바람이 불어서 내가 가는 방향이 틀어진다 거나. 그래서 원하는 곳이냐? 원하는 동시에 잘 모르겠는 곳이지.

어디로 가고 있냐고, 묻는다면... 뭐, 내가 선택한 곳이겠지. 다른 개념으로 말해주고 싶은데 나도 어떤 곳인지 몰라서 못해주겠어.


7. 지금의 선택이 10년 후의 당신에게도 자랑스러운가?

안 그래도 방금 마흔살 나에게 편지 쓰고 오는 길인데 이게 자랑스럽냐고 묻는다면... 자랑스럽다, 라는 표현이 주는 그런 게 있어. 마흔살이 서른살 결정들을 자랑스러워 할까? 그러니까 자랑스러워야 하나? 내가 너무 시니컬해졌나. 아님 마흔살을 너무 열정적이지 못하게 보는 건가. 이십대가 삼십대에게 자랑스럽냐고 묻는 건 자연스러워. 그런데 삼십대가 마흔살에게? 굳이? 내 선택이 자랑스러워야 하는 이유가 있나? 부끄럽더라도 그냥 지금 날 살게 해주면 되는 거지.


8. 성공은 당신의 기준인가, 사회의 기준인가?

사회의 기준을 아주 단순하게 정의해볼게.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며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직업을 갖는 것, 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규정한 성공이잖아. 그럼 아니야.


9.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고민이 적고 웃음이 많은 삶이지. 그 방향으로 가고 싶은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될지 모르겠어. 삶이란 변칙이 많잖아.


10.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후회할 것인가?

딱히 떠오르는 게 없네. 그냥 저녁 배달음식 시켜먹을걸.


돈, 성공, 그리고 현실

11. 당신은 돈을 위해 사는가, 돈으로 살기 위해 사는가?

돈으로 살기 위해.


12. 안전과 자유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난 안전 추구인데 막상 하는 거 보면 자유인듯.


13. 당신의 내일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포폴.


14.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는 무엇을 위해 쓰이고 있는가?

십년째 같아. 영화, 공연.


15. 소비는 당신을 채우는가, 결핍을 감추는가?

결핍을 감출수가 있나? 성형 같은 건가? 채워지는 소비가 있고 채워지길 바라는데 사실상 아닌 소비가 있지.


인간관계와 사랑

16. 당신 곁의 사람들은 당신을 성장시키는가?

음... 으음... 음...~ 어떤 면은 날 머물게 하고 어떤 면은 날 성장시켜.


17. 당신은 관계에서 에너지를 주는가, 받는가?

이런 질문은 대답하기 너무 애매해. 어떤 관계인지, 아니 사실 어떤 관계든 내가 줄 때도 있고 받을 때도 있으니까 그게 순환하는 거잖아. 단순히 E냐, I냐로 놓고 보자면 이거 또한 어떤 상황 어떤 사람들이냐에 따라, 내 컨디션에 따라 다르잖아.


18. 사랑은 감정인가, 선택인가, 구조인가?

오히려 어떻게 선택이 되고 구조가 되는지 궁금해.


19.당신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가?

내가 너무 질문 요지 파악을 못하나. 이것도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어떤 면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상대도 타인이다보니 사랑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잖아. 나 스스로도 온전히 모든 걸 사랑하지 못하는데. 모든 걸이 아니라고 한다면, '있는 그대로'라는 전제가 모든 걸 아우르는 말 아닌가? 그럼에도 사랑하잖아요, 라고 한다면 그렇지 않으면 그걸 사랑한다고 할 수 있어?


20. 내일이 없다면, 가장 먼저 떠오를 사람은 누구인가?

애석하게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 그걸 만드는 게 어쩌면 내 인생의 목적일지도 모르지.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

21.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


22. 당신은 당신에게 주어진 삶을 제대로 수행하는가?

꽤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보는데. 이 정도면 내가 가진 환경에서 잘하고 있다고 항상 생각해.


23. 당신은 누구와 비교하고 있는가, 왜 하고 있나?

과거의 나 아니면 내가 되고 싶은 나인 것 같은데. 왜냐하면 지난 내가 더 괜찮아보일 때가 있고 내가 되고 싶은 나와 지금 나를 비교해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근데 아닌 것 같아. 걍 기분만 울적해져.


24. 타인의 시선은 당신을 성장시키는가, 왜곡시키는가?

긴장도, 불안도가 높은 나는 그걸 의식하는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고 생각 회로가 안 좋게 흘러가.


25. 당신에게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허상 같은 거.


시간과 선택

26. 당신에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가치는 무엇인가?

그 당시 좋아하던 영화, 타인이 써준 편지.


27. 과거의 선택은 당신을 성장시켰는가, 가뒀는가?

이쯤 되니까 약간 연예인들 인터뷰 질문에 에피소드 하나씩 풀듯이 하나를 선택해서 그거에 맞는 답을 하고 이유를 적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선택을 적게 하나? 매 순간이 선택인 가난한 프리랜서이자 백수는 어떤 선택을 적어야 될지 모르겠어.


28. 노력은 반드시 결과로 이어지는가?

여기서 말하는 결과는 (좋은)결과인 거겠지. 그렇다면 아니. 그냥 결과냐고 묻는다면, 뭐 노력의 끝은 결국 자신이 내는 거니까. 아무튼 욕망에 반비례하는 어중간한 노력은 나쁜 결과를 낳는 건 맞는 것 같아. 근데 그에 비례하는 노력은 좋은 성과를 이뤄내든 지긋지긋하게 매달려서 끝장을 보든 후련한 것 같아. 원래 욕망이 앞으로 가서 노력이 쫓아가는 거잖아. 근데 노력이 욕망에 다달았을 땐 해소되는 것 같아. 그러면 그 욕망이 아프거나 후회스럽지 않은 거지.


29. 당신이 아직까지 놓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인이라는 타이틀. 슛 소리가 들리는 촬영장.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시나리오를 읽고 실재로 만드는 것.


30. 삶은 유한하다. 이제 당신은 다르게 살 수 있는가?

이미 2050년에 한계 걸어놓고 살고 있어서...


다 하고나니 아쉬워서 하단에 뜬 취향에 대한 질문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스피드 퀴즈 하듯이 엄청 빠르게.


당신은 좋아하는 것을 말할 수 있나?

- 지금 떠오르는 단어 중, '좋아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 공연. 지겹도록 말했고 정말 좋아하는 게 맞을까? 고민하는 지점에서 이미 좋아한다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확신해.


- 좋아하는 것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가, 아니면 막연한가?

문제는 이것들이 오래되다 보니 습관처럼 튀어나간다는 거야. 내가 쓰는 시간, 돈을 보면 좋아하는 게 맞긴 한데 한번씩 되묻는 거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지 습관성으로 하고 있는 건지. 근데 이것들 외에 딱히 떠오르는 게 없어. 몇년째 새로운 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거든.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부터 할 것인가?

당장 영화.


- 어떤 상황에서 '이건 나와 맞지 않아'라고 느끼는가?

이 질문이 좋아서 이 질문 리스트를 죽하고 있어. 열정이 없는 곳, 지루함이 가득한 곳.


-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는가?

응. 거기서 발전된 게 지금의 취향이야.


기억 속에서 길어올리는 나의 취향

- 어릴 때 좋아했지만, 지금은 잊고 있는 것이 있는가?


- 당신을 가장 강하게 흔든 첫 번째 문화적 경험(책, 영화, 음악 등)은?

가장 깊은 흔적을 남기고 기반이 된 건 디지몬, 우리들이 있었다, 라고 정의 내렸어. 영화는 마미인 것 같아. 극장에서 볼 때 정말 감탄했었거든. 그 앞뒤로 매드맥스 같이 강렬한 게 분명 있었는데 이상하게 마미가 각인처럼 박혀서 이런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


- 어릴 때 막연히 '멋지다'라고 느낀 것은?

혼자인 걸 잘하는 사람.


- 나도 모르게 반복해서 찾게 되는 감각이나 행동이 있는가?


당신이 아닌 감각에 묻는 질문

- 어떤 감각적 온도가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가?

편안함을 느끼는 건 차분함.


12. 어떤 장소에 가면 마음이 가장 안정되는가?

최근은 우드톤 인테리어에 사람이 적고 조명이 어두운 곳.


-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어두워진 로케이션을 밝히는 조명들


- 만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떤 감각에 더 의지할 것인가?

촉각이겠지.


당신만의 미적 감도

-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공유하는 공통적인 분위기가 있는가?

낙서 같은 거, 색이 분명한 거.


- 어떤 영화의 장면이 유독 강렬하게 남아 있는가?


- 사진을 찍을 때, 어떤 구도를 가장 자주 선택하는가?

가장 기본적인 구도


-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공간(집, 카페, 여행지 등)은 어떤 모습인가?

12번과 동일한 답.


20. 가장 '이해하고 싶은'예술 장르는 무엇인가?

현대 미술.


삶의 방식에서 드러나는 취향

- 혼자 있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되돌이표로 계속 생각하기.


- 삶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느리게 살 것인가? 빠르게 살 것인가?

무조건 느리게.


- 특정 계절이 나에게 주는 감정은 무엇인가?

최근 여름은 내게 무력을 주곤 해.


- 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하루의 흐름은?

일어나서 정신 차릴만한 생산적인 무언갈 하고 점심 먹고 늘어져 있다가 저녁 먹기 전에 생산적인 거 하나 더하고 저녁 먹고 느긋하게 보낸다가 잠자기.


-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은가?

구시대적이지만 않으면 좋겠다.


관계, 취향이 스며드는 곳

- 취향이 잘 맞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개신나. 막 어떤 이야기를 할지 설레.


- 취향이 맞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우는 것은 무엇인가?

타인과 사는 법. 때로는 새로운 취향을 알아가.


-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이 있다면?


- 나의 취향이 타인의 취향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순간은?

난 매순간 그런데. 타인의 취향이 더 중요한 순간을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내 취향은 항상 소중해.


- 나는 '좋아하는 것'을 위해 얼마나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이게 그냥 삶 그 자체야. 그 저주에 걸려서 좋아하는 거 아니면 못 살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12월 초에 가볍게 적어보는 2021년에 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