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연일 계속되는 장마 속에 눅눅해진 푸른빛 침대보를 걷어내고 새하얀 침대보로 깔고 누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에 늘 달고 사는 불면증도 잠시 졸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나타난 꼬맹이가 내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데, 하얀 침대보 위에 누렇게 똥 지린 자국이 난다.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꿈으로 인지하고는
“똥 꿈은 돈이 들어온다.”라는 생각에 대여섯으로 보이는 꼬마에게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넌 누구니?’ 꼬마한테 물으니
‘대박이요.’한다.
어라, 이게 무슨 징조지!
꿈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묘한 상황에서 금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허~, 기막힌 꿈을….”
마침, 전에도 가끔 복권을 샀던 금요일이다. 월요일에 복권을 사면 지루하고 그렇다고 추첨 당일인 토요일에 사면 나 자신이 다소 쉬워 보여서 선택한 금요일은 복권 사는 날이다. 하루쯤 여유를 두고 알 수 없는 기대와 희망을 품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꿈자리도 요일도 딱 맞아떨어지니 복권에 당첨된 듯한 기분이어서 오늘은 거액을 투자해야겠다.
저녁 무렵, 지난달 알바 자리를 내어준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예전에 보내준 통장으로 5일 일한 급여를 보내준다는 것이다.
앗! 오늘 새벽에 꿈이 이것이었나?
아니야, 다섯 살쯤 보이는 꼬마는 자기가 대박이라고 했어?
5일 치 급여는 순수한 노동의 댓가일 뿐, 대박이라고 하기엔 얼토당토않아?
대박은 오늘 사고자 하는 로또에 있을 거야.
전화를 끊고 나서 로또 점을 향해가는 내내 다섯 살로 보이는 꼬마와 친구의 목소리가
‘대박이요.’
‘5일 치 일 한 거 이따 보내줄게.’
환각과 환청으로 교차 됐다.
토요일 늦은 시각, 친구가 보내준 급여의 1%는 기부하는데 쓰였다.
공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