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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톡부부 Feb 28. 2020

1171일간 55개국 부부 세계여행

- 2016.10.04
여행의 '여'도 모르는 겁 없는 우리가 세계여행을 출발한 날.

- 2019.12.18
3년 2개월 뒤, 이제는 조금 여행에 대해 알게 된 우리가 여행의 마침표를 찍은 날.


- 1,171일 55개국 196개 도시 여행
"세계여행을 왜 시작했냐고 물으신다면 사실 잘 모르겠어요. 9년이라는 긴 연애 기간과 2년의 신혼생활. 단지 앞으로 우리 인생에 있어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후회 없는 삶을 살자며, 하고 싶은 거 일단 해보자는 마음에 여행을 결심했던 것 같아요.


첫 번째 대륙은 아시아였는데 이게 맞는 건지, 잘하고 있는 건지, 여행에는 정답이 없는데 자꾸 정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나라도 더 보고 싶고 하나라도 더 먹고 싶었던 나날들. 가진 건 시간뿐인데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매일 10,000보 이상은 걸었어요. 하지만 저희에겐 모든 게 새로웠기에 아시아를 여행하는 내내 행복했어요. 애증의 인도에서 한 번 멘탈이 나갔었지만요.


두 번째 대륙은 유럽입니다. 자동차 캠핑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약 4개월 동안 유럽 곳곳을 누비며 약 16,000km를 달렸어요. 사실 세계여행을 떠난 이유 중 하나가 유럽에 대한 로망 때문이었는데, 사악한 물가 때문에 좋은 호텔에서 못 자고 맛있다는 레스토랑도 제대로 못 가봤어요. 하지만 매일 밤, 별들을 이불 삼아 캠핑하면서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매일 장을 보고 음식도 해 먹었어요. 아시아와는 다른 느낌의 여행을 했답니다.


세 번째 대륙은 오세아니아예요. 유럽여행이 마무리될 때쯤 저희 통장은 텅장이 되어 있었고,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하기 아쉬워서 호주 워홀을 가게 되었습니다. 약 1년 넘게 그곳에서 생활하며 여행 경비를 모으고, 여행과는 다르게 새로운 삶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답니다. 여행을 떠나면서 잃었던 인간관계가 여행을 통해 그만큼 채워졌어요. 특히 호주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답니다.


여행경비가 어느 정도 모이자 저희는 네 번째 대륙인 아메리카로 떠났어요. 미국, 캐나다를 여행하고 카리브해가 아름다운 중미를 거쳐 남미까지 내려갔습니다. 사실 큰 기대와 정보가 없던 남미였는데, 여행 통틀어 남미가 가장 아름다운 대륙이었어요. 자연, 사람, 관광, 음식까지 모든 게 완벽한 곳이었어요. 지금까지도 아니 앞으로도 쭉 저희에게 남미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일 것입니다.


다섯 번째 대륙은 아프리카예요. 남미 여행이 끝나고 드디어 마지막 대륙인 아프리카를 여행했어요. 누군가는 '여행의 끝판왕'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명성에 걸맞게 인프라가 많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서 사실 힘들었답니다. 여행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깐요.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못 본 아프리카만의 매력이 있었어요. 친절한 사람들, 야생동물들의 삶, 유럽보다 예쁜 도시 등 지금은 미화되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답니다.


1171일 동안 여행하면서 매일 숙소를 정하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평균 10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도 이 기간이 저희에겐 너무나 크고 소중한 추억이 되었어요. 세상 그 누구도 저희 부부와 공유할 수 없는, 저희 둘만의 아름다운 추억이 생겼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마지막 저녁을 먹으며 기쁨과 슬픔 그리고 왠지 모를 허전함이 겹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한국에 귀국해 여행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저희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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