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요?
2년 만에 만난 친구. 작년에 긴 여행을 떠나기 직전날 밤 밤새 수다를 떨던 사이. 에세이 수업에서 알게 되었다.
그 인연이 이어져 작가와 독자로 만났다. 내 첫 책을 구매한 귀한 친구인 것. 최근에 그녀도 브런치작가가 되었단다.
내 책을 재밌게 읽었다며 내게 건넨 질문. “민주 씨는 여행을 왜 좋아하세요?” 매번 혼자서도 척척 여행을 장기간 길게 다녀와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란다.
“그러게요?” 처음 듣는 질문이라 당황했다. ‘나 여행을 좋아하나?’ 내게 스스로 되묻다가 생각해 낸 대답.
“익숙해진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던 거 같아요. 한국말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의 도피랄까요?” 그리고 덧붙였다. ”제겐 낯설고 새롭기도 하지만, 1달 이상 현지인처럼 살아보면서 여행이 일상 같이 편안하게 느껴질 때까지 시간을 보내요. 그래서 좋아함을 넘어서서 내 고향을 하나씩 세우는 기분이에요. “
그러고 보니 치앙마이 세 달 살이동안 타고 다닌 중고자전거를 그대로 두고 왔다. 정을 붙인 치앙마이 현지인 친구들과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언제든 돌아가도 좋을 고향인 셈.
아마도 난 또 하나의 고향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다니는 걸지도 모르겠다. 따뜻하고 안락한 집을 떠나 낯설고 불편한 집으로 향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다음엔 또 어디로 떠나볼까!
*오늘 함께 먹은 이탈리아 나폴리피자, 체코 흑맥주, 스페인 멜론 프로슈토. 친구와 3개국을 섭렵했다. 일상이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