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치유와 행복융합연구원 명상워크숍 참석 후기
작년 가을에 들었던 연수 후기를 이제야 올려본다. 공부를 하면서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마무리를 계속 못 짓고 있었다. 나는 2023년부터 요가명상마음챙김 교사모임인 '유연한에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워크숍은 '유연한에듀' 회장님이신 길쭉이쌤께서 소개해주셔서 신청하게 되었다. 사실 크리스토퍼 윌라드 교수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던 사전 지식은 <ABC 호흡놀이>의 저자라는 것밖에 없었기에, 평소 마음챙김 교육을 열심히 연구하시는 길쭉이쌤에 대한 믿음 하나로 덩달아 신청한 워크숍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신청하길 잘했다!' 사실 이전까지 나의 관심사는 개인적인 요가 수련과 교실요가 적용에만 치중되어 있었는데, 이 워크숍을 기점으로 명상과 마음챙김 교육에 대한 흥미가 샘솟게 되었다.
하버드 의과대학과 레슬리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심리학자, 교육 상담가이자 15년 넘게 명상을 수련해 온 명상가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 10대 청소년, 대학생들을 보살피면서 이들을 위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수많은 학교와 기관에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전 세계를 오가며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Dr. Christopher Willard | Clinical Psychologist, Author, Consultant
Dr. Christopher Willard(@drchriswillard)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열심히 강의를 들어보고자 대면 참석으로 신청했기에 크리스토퍼 윌라드 교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참으로 눈이 맑고, 에너지가 밝은 분이셨다. 워크숍 당일 마라톤으로 인한 교통통제 이슈로 살짝 지각하셨는데, 그때의 당황스러운 마음을 마음챙김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로 풀어내는 여유로움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혹시나 학교에 지각하게 된다면 당황하고 스트레스받기보다는 교수님처럼 여유로운 자세로 내 상황 자체를 또 하나의 마음챙김 교육 소재로 승화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음챙김 병아리 입장에서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방대한 양의 슬라이드 자료를 제공해 주셨고, 중간중간 명상 실습까지 진행해 주셔서 너무 좋았다. 강연 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두려 한다.
1. 아이들과 명상을 시작할 때
'지금부터 8분 정도 함께 명상을 해봅시다.'와 같이 명상이 진행되는 과정을 아이들에게 안내한다.
명상 전과 명상 후의 감각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2. 어린 시절의 경험은 마음 챙김의 씨앗이 된다.
교수님은 어린 시절에 '고요하게 닌자처럼 걷기'를 하며 천천히 숲을 거닐었던 경험이 마음챙김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하셨다. 땅의 촉감과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느끼며, 다음 발걸음까지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걸었던 유년의 경험을 공유해 주셨다. '저는 아마도 어린 시절 숲 캠프에서 인생 최초로 걷기 명상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어린 시절 경험을 떠올려본다면?'
Q. 나에게는 어떤 유년의 경험이 나도 모르게 했던 마음챙김이었을까?
A.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다섯 살 무렵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 집은 주택 1층에 사촌오빠네는 2층에 함께 살아서 사촌오빠들과 같이 놀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처럼 2층 야외 테라스에서 오빠들과 놀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아마도 예쁘게 노을이 지고 있었던 것 같다. 공기는 청아했고, 맑은 하늘이 분홍, 보라, 주황으로 물들어가는 시간은 마치 마법 같았다. 다섯 살 인생 처음으로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의 몰입, 빛과 색, 바람 냄새, 뭉클한 마음까지 모두 선명하다.
3. 마음챙김 교육의 최고의 방법은 모델링(체화)이다.
난기류가 발생했을 때 기장의 대처를 상상해 보자. 기장이 불안한 목소리로 안내 방송을 한다면 승객들의 공포는 배가 될 것이다. 난기류와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교사가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연민을 일상에서 진짜 실천하는 어른을 직접 보는 것만큼 좋은 마음챙김 교육법은 없다.
4. 성인도 마음챙김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는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안내해야 한다.
1) Paying Attention
주의를 집중하라는 명령은 많이 하지만, '대체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는지'를 우리는 가르쳤는가?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경험하기 위한 감각 느껴보기 훈련 : 이마에 손가락을 대어보기. 온도, 습기, 압력, 심장의 맥박까지, 손을 대었다 떼는 순간의 감각까지 느껴보기. 감각에 집중하여 나의 주의를 한 곳에 가져오기.
2) to here and now
현존하기 : 우리의 마음은 48%의 시간을 헤매고 있다. 원래 마음은 과거와 미래로 잘 떠돌아다닌다. 우리의 몸은 현재에 있다. 소리와 촉감을 모두 느끼는 샤워 시간을 떠올려보자. 일상의 행위 속에서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현재에 머무르는 연습해보기.
3) with acceptance
수용 : 감각과 느낌, 감정, 행동, 생각을 그저 바라보기.
4) non-judgement
비판단적 태도 : 우리 모두에게는 내면의 비판자가 있다. 특히 주위를 많이 의식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내면의 비판자. 내 마음이 경험을 가혹하게 판단하지 않도록. "The curious paradox is that when I accept myself just as I am, then I change." - Carl Rogers.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않기. "Don't believe everything you think!"
인지행동치료에는 명상 없는 마음챙김 훈련이 있음 : 고정 마인드 셋을 성장 마인드 셋으로 전환하기(YET!)
5. 아이들에게 마음챙김을 가르칠 수는 없다.
이미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연결되게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마음챙김을 방해하는 것들을 없애는 법을 알려주는 것.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명징하게 바라보도록. 마음챙김은 삶에 접근하는 태도이다.
6. fMRI(기능적 자기 공명영상)를 이용한 감정에 이름 붙이기(Affect Labeling) 실험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감정이 다스려진다'Name it to tame it'는 뇌과학적 원리 규명.
단순관찰-이름 붙이기-재평가 과정에서 fMRI로 뇌 활성화 정도를 측정,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편도체(공포와 불안을 처리하는 뇌)의 활동을 감소시키고 전전두엽(논리적 사고, 깊이 있는 판단, 충동을 조절하는 이성 중추)과 선엽(조망능력, 사회적 감정적 기능의 뇌)의 활동을 증가시킴. 뇌과학의 관점에서도 마음챙김 교육은 유의미하다!
7. Daniel Siegel의 손두뇌 모델(Hand Model of the Brain)
복잡한 인간의 뇌 구조와 기능을 손을 이용해 쉽게 이해하고 감정을 조절하도록 돕는 교육 도구로 특히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마음챙김 교육법이라고 한다. 워크숍을 마친 후에 손두뇌 모델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https://youtu.be/f-m2YcdMdFw?si=bww1rx8IArvqqvXE
엄지를 손바닥 중간에 넣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덮으면 뇌 모델 완성!
뇌간(Brain Stem) : 손바닥 부분에 해당 가장 오래된 뇌. 호흡, 심장 박동, 소화를 조절. 위협을 느낄 때 FIGHT, FLIGHT, FREEZE 반응을 만들어내는 영역
변연계(Limbic Area) : 접어 넣은 엄지손가락 부분. 감정 생성, 일의 중요성 평가, 기억과 애착 담당
대뇌 피질(Cortex) : 덮고 있는 네 손가락. 외부 세계의 지도를 그리고 소리 인식, 앞쪽(전두엽)은 사고와 연상을 담당. 특히 손톱 부분은 전전두엽 피질에 해당. 변연계, 뇌간, 신체, 관계를 모두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의 역할을 담당.
마음챙김을 통해 뇌 시스템 전체가 통합. 하지만 통합이 깨지면 전전두엽이 다른 부분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어, 감정이 폭발하거나 마음을 닫아버리는 상태가 됨. 웰빙의 가장 좋은 지표는 우리 뇌의 연결망이 얼마나 잘 통합되었는가. 나의 감정과 상태를 이해하고 뇌의 각 부위를 다시 연결하려 노력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 -> 마음챙김은 뇌가 근력 운동을 하는 것. 마음챙김을 하면 뇌에 새로운 신경회로가 생겨남.(신경가소성-사회정서발달). 이 부분을 윌라드 교수님은 '전전두엽과 선엽이 번연계를 꼭 안아준다.'라고 표현하셨다. 너무 다정하고 찰떡같은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마음챙김의 효과를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8. 뇌의 알람 버튼의 볼륨을 줄여주는 방법 : 호흡
당신은 호흡을 조절할 수 있고, 호흡은 몸을 조절하며, 몸은 신경계와 뇌를 조절하고, 신경계와 뇌는 당신의 주의, 충동, 감정을 조절한다.
1분에 5~6번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긴 호흡을 해보자.
폐의 위쪽과 아랫부분의 신경이 다르다. 리셋 버튼은 폐의 아래쪽에 있고, 깊은 호흡은 리셋 버튼을 켜준다.
9.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기
모처럼 아는 내용이 나와서 매우 반가웠던 알파벳 호흡 놀이! 저자 직강 ABC호흡법을 하나하나 따라 하며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중간중간 말씀해 주신 아들 관련 에피소드도 너무 귀여웠다.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호흡했던 시간이 이 워크숍의 백미였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호흡을 통해 몸의 자세를 바꾸고, 내 안의 힘을 느끼며, 나만의 호흡을 만들어가도록. 알파벳 호흡놀이와 더불어 '나만의 호흡 만들어보기 활동'도 추천.
아이들과 함께하는 호흡을 위한 교구 추천 : 비눗방울, 호버만의 구
https://youtu.be/QX1LgYMdHw0?si=q3ZBaIjzkcfc0tBB
10. 마음챙김이 아닌 것들
종교적인 것도 아니고, 기도도 아니고, 신비적인 것도 아니다.
황홀감을 얻는 방법도 아니고, 중독성도 없다.
수동적이거나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다.
산만하게 하거나 도피하는 것도 아니다.
즉각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자기 방종이 아니다.
생각을 끊어내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의 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11. Mindfulness & compassion really are contagious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부모나 교육자들의 수행이 아이들의 기반이 된다. 체화된 존재를 통해 가르치기(Teach through your own "Embodied presence")
12. 장미와 가시 그리고 페튜니아
자살 등 고위험군 진단의 기준이 되는 지표 중 하나가 '기대하는 게 없다는 것'. 이러한 상황을 강력한 개입 전략으로 활용하기.
인간은 부정편향 확률이 무려 4배 정도나 높음. 좋지 않은데 좋은 척하자는 게 아니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감사'가 필요함.
의도적으로 긍정을 알아차리는 습관 기르기 : 그날의 장미꽃 3개(긍정) + 가시 1개(부정) + 꽃봉오리 하나(미래에 좋은 마음으로 기대하는 것). 그리고 페튜니아(타인에게 친절하게 한 것)
13. 가벼운 것, 작은 것들부터 시작하기. 소망과 가능성으로, 용서할 수 있게 되기를!
이날 워크숍에는 길쭉이쌤과 심윤정 선생님도 참석하셨다. 유연한에듀 선생님들과 함께 했기에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장시간의 연수도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워크숍을 참석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따뜻했던 순간들이 여전히 떠오른다. 작은 간식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나눈 담소, 갑작스레 내린 비에 윤정 선생님의 자그마한 우산을 옹기종기 쓰고 점심을 먹으러 걸어가던 길, 윌라드 교수님의 안내에 따라 호흡하고 명상하며 공유한 고요한 순간. 함께 배울 수 있는 도반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마음챙김교육의 시작을 이렇게 뜻깊고 따뜻한 워크숍과 함께하게 되어 감사하다. 가르치기에 앞서 당장 나 자신의 마음챙김을 위한 수행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 앎이 삶이 되도록 나부터 수행하기.
애정으로 함께하는 요가명상교사모임 유연한에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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