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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Feb 26. 2019

Lucky Day in GUAM

시댁과 함께한 괌 여행 #03

시어머니와 두 돌 아기와 함께한 괌 여행, 3번째 이야기. 

이 여행의 핵심 일정이 2월 2일 어머니 생신날에 몰려있었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돌고래 투어, 돌아와서는 차모로족 BBQ 파티.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채비에 나섰다.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아기 상어 아니고, 돌고래 투어

돌고래를 보러 가는 길이 넘넘 신나는 아기

 '우리~ 아기 상어 보러 가는 거지?'

분명 돌핀 와칭을 간다고 하였는데, 아침부터 아들은 아기 상어를 외쳤다. 분명 집에서는 고래와 돌고래, 벨루가, 상어 등 바다의 포유류를 구분하는 아이였는데... (아기 상어를 보고 싶다는 뜻이었을까?) 돌고래 투어를 해주는 현지 업체 직원들은 한국어를 굉장히 잘했다. 본인의 한국 이름이 윤정수 라던 진행자는 연신 유머를 날려댔고, 나에게 'YOU 뚱뚱' 투 헤비 하다며 뱃머리에 올라가지 못하게 하였다. 곧이어 농담이라며, 인원수 제한 때문에 그렇다고 했으나,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감정들을 꾹꾹 삼키고 미국식 유머에 익숙한 척 하하 웃었다. 그렇게 아기 상어 아니, 돌고래를 보러 바다로 향했다. 


마중 나온 돌고래 가족들

 괌에는 돌고래 투어가 굉장히 많이 있지만, 실제로 돌고래를 보는 것은 천운에 맡겨야 한다. 4년 전에 갔을 때도 돌고래 투어를 신청했으나 보지 못하고 돌아왔고, 업체로부터 돌고래 그림이 새겨진 티 쪼가리 하나를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는 돌고래를 봤다. 그것도 떼로 봤다. 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돌고래를 봤다는 모든 후기를 찾아내어 어떤 업체인지 연습장에 열심히 카운팅을 했다. 바를 정자 백여 개를 그리고 나서 가장 많이 언급된 곳으로 결정했더니 적중! 에디터의 철저한 빅데이터 분석의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돌고래와 함께해서 한껏 신난 V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은 여행을 다녀와도 기억을 못 한다며 부모 만족이며 사치라고들 말하지만, 에디터의 아들은 TV나 책 속에서 바다를 볼 때마다 '우리 배 타고 돌고래 봤지?' '돌고래가 푸~했어' 하고 종알거리고 있다. 여행을 다녀온 지 3주밖에 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종알거림을 들을 때마다 값어치를 한 것 같아 흡족하다. 다만, 그 값어치는 상어가 더 좋아진 아들의 '상어 가족' 노래를 수천 번 듣는 고통을 감내해야 얻을 수 있다.


아이 동반 여행 시, 돌고래 투어를 추천한다.
돌고래 투어 중 바다 한가운데서 스노클링을 하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발이 닿지 않는 바다 수영은 아기와 함께 하기에는 안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할 때 차라리 보트 안에서 즐기는 것이 낫다.





럭키테이블 넘버 8.


차모로족 BBQ와 함께한 시어머니 생일파티 

괌 니코 호텔 선셋 BBQ

 2월 2일 저녁은 특별했다. 일정 중 가장 비싼 저녁으로 선셋 BBQ를 예약했다. 차모로족이 나와 공연을 하면서 BBQ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예쁜 언니와 멋쟁이 오빠들이 헐벗고 나와 공연을 했고, 시어머니는 연신 우와~ 하며 탄성을 지르고 손뼉 치며 기뻐하셨다. 괌 여행 준비와 여행 일정을 통틀어 가장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나서, 사전에 에디터가 신청했던 생일 축하 타임이 찾아왔다. 사회자가 오늘 럭키 테이블이 있다며 넘버 8 테이블의 주인공 이름을 불렀다. 우리 시어머니였다.


정말 럭키 테이블의 주인공이라 나온 줄 알고 계신 시어머니.

 정말 럭키 테이블의 주인공이 된 건지 어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앞으로 나가셨다. Happy Birthday To You~♪ 노래가 울려 퍼지고서야 알아차리신 시어머니는 두 손을 모아 소녀처럼 웃으며 기뻐하셨다. 차모로족이 건네준 작은 케이크와 함께 이 날 선셋 BBQ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서 공연이 끝났다. 아들딸은 이런 생각도 못 했는데 엄마는 며느리 참 잘 뒀다고, 시누이가 에디터 칭찬을 해줬다. 알아주길 바라고 준비한 건 아닌데 기뻐하는 시어머니와 고마워하는 시누이, 남편을 보니 굉장히 뿌듯했다. 


괌에는 여러 호텔에서 선셋 BBQ가 있다. 
이른 저녁에 식사와 함께 공연을 볼 수 있으니,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면 일정에 꼭 넣도록 하자.




번외 : 인스타 홀릭 시누이


 시누이는 여행 내내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았다. 한국에 두고 온 연인과의 연락을 위해서이기도 했고, 인스타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여행의 모든 순간이 실시간으로 시누이 계정에 공개되었다. 마치 사회부 기자 같은 그녀의 밀착 취재에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곧 그러려니~ 하고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귀국 후 몰아보게 된 시누이의 인스타 피드.

시누이의 인스타그램 피드

 이번 여행에 대한 기록은 늘 조카를 향한 마음을 담고 있었다. 예쁜 가정을 꾸려 예쁜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그녀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EDITOR. DAHYUN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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