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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Dec 27. 2018

인생의 분기점에서 여행을 말하다

'미래에 나는 어떤 삶을 살게될까?' 삶이라는 단어를 자각하게 된후부터 늘 품었던 의문이다. 중학생때는 애니에 빠져서 애니메이터의 꿈을 꾸기도 했었고, 고등학생때에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수녀의 삶을 상상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1년 365일중 200일 이상을 여행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내가 여행을 하며 살아가게 될 줄 꿈에도 알지 못했었다. 나는 여행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멀미가 있었다. 특히 멀미가 어렸을때는 유독 심했기 때문에 밖으로 나서는걸 꺼려했다. 겨울이 되면 집에서 귤 까먹으며 만화책을 보거나 고전 영화를 감상하며 뒹굴거리는걸 누구보다 좋아했던 집순이기도했다. 방학때 한달 내내 학원 가는것 외에는 절대 집 밖에 나서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처럼 계획대로만 살아지지 않는것 같다. 인생의 우연처럼 찾아온 여행이 이렇게까지 지금까지의 인생과 결을 달리하게 될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었다. 


원하는 것을 살기위한 준비와 노력을 하고 목표를 향해가는 인생이 있는가하면 나처럼 우연이 만들어준 삶을 살아가게되는 경우도 있다. 취업을 목표로 대학생 당시 가장 인기있었던 중국어학과를 졸업했지만, 생각보다 적성에 맞지 않아 다시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취업을 목표로만 대학에 갔기 때문에 그곳에서도 방황을 하던 나에게 마치 운명같은 우연으로 여행이 찾아왔다.


20대 중반 처음 떠난 여행에서 느꼈던 해방감과 새로운 곳에 대한 즐거움은 나를 매료시켰으며 단순하게만 흘러가던 인생이 처음으로 설레기 시작했다! 처음 해리포터 소설책을 읽었을때와 같은 두근거림을 안고 나는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매일같이 떠났다.



이제는 여행이 단순하게 쉼이 아닌 일과 결합되면서 불편해진 점들이 몇가지 있긴하다. 은근 즉흥적인걸 좋아하지만 꼼꼼히 계획을 세워야 하며 단순히 지나칠수 있는 여행지에 대한 팁들도 챙겨야만 한다. 그리고 눈으로 담아 마음으로 저장하기보다는 사진으로 담아 노트북 에 저장해야만 한다. 평소에 SNS도 잘 안하던 내 예전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멀기에 귀찮을 때도 분명 더러있긴하다. 


하지만 어찌보면 기록하고 저장하고 정리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고지식한 내 성격과 어찌보면 잘 맞는것 같기도하다. 그리고 예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사진 찍는걸 좋아한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여행이라는 휴식에 마냥 빠져들수만은 없다는 점이 있지만 난 지금의 삶이 꽤나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것들도 알게되고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계속되는 새로움들은 나를 그리고 내삶을 무척이나 설레이게 한다. 



그동안 다녔던 여행지중에서 기억에 남는 여행들이 몇군데 있다. 질서정연하며 지역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일본, 아름다운 바다의 필리핀, 미디어와는 많이 다른 친절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대만이 내가 애정하는 여행지들이다.


특히 대만은 처음 여행갔을때 스마트폰을 도둑맞고 음식이 너무 안맞기도 해서 다시는 여행 갈일이 없다고 까지 생각했던 나라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다시 가게 된 대만은 내가 알지못한 즐거움들이 가득했다. 밤을 수놓는 지우펀의 붉은 홍등,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예류까지! 이러한 여행지들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친절함은 대만을 계속해서 찾게되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고 한다. 우연처럼 찾아온 여행에서 다른 일을 위한 준비가 우연처럼 더해져 나는 여행이라는 필연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삶에도 정답은 없듯, 안된다고 못한다고 한계를 설정하고 움츠려들지만 않는다면 앞으로의 인생에서 기회가 찾아올거라 생각한다. 이제는 앞으로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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