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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Dec 26. 2018

아주 가끔은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 같은 곳도

여행기자로 생활한지 어느새 12년차가 되었다. 20대 후반 ‘여행’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쳤던 시절을 지나 어느새 30대 후반이 되었다. 매달 세계 곳곳으로 출장을 다니며 수많은 발도장을 찍은지 10년이 지났으니 세계일주를 수차례 한 셈이다. 2018년으로 축소해봐도 세계일주를 두 차례 했다. 1월에 북아프리카 사하라 한복판에 있다가, 2월에 캐나다 북부에서 오로라를 관측했다. 또 3월에는 남미의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은하수를 봤고, 다시 4월에 타히티에서 은하수와 다시 만났다. 이후 터키와 이집트, 이탈리아, 모로코 등의 나라를 뻔질나게 돌아다녔고 어느새 연말이 되었다. 그야말로 ‘여행이 곧 일, 일이 곧 여행’이다.


세계 곳곳의 독특한 장소로 출장을 자주 떠나지만, 반대로 일본이나 홍콩, 상하이, 타이베이, 다낭, 방콕 등 비교적 가까운 지역의 핫플레이스를 곧잘 다녀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테마파크가 있다. 대표적으로 상하이 디즈니랜드, 도쿄 디즈니씨, 홍콩 오션파크, 다낭바나힐 등이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다. 



생각해보니 서른을 넘은 뒤, 테마파크를 찾은 기억이 없다. 서울과 수도권에 자리한 테마파크들을 언제 찾았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대 중반 무렵이다. 그야말로 까마득한 기억이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30대 후반의 성인 남성이 테마파크를 찾을 이유도 없고, 명분도 딱히 없다. 테마파크에서 데이트를 즐기자니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뭔가 ‘노땅’취급받는 느낌이고, 실제로 몇 시간 누비다 보면 체력적으로도 버겁다. 회사와 집,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다가 아이의 조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찾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남자가 테마파크를 찾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다. 그런 내가 다신 찾을 일이 없을 것 같았던 테마파크를 방문했다. 



며칠 전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을 찾았다. 아무래도 직업이 ‘여행기자’다 보니 기사와 콘텐츠 작성 등의 이유로 초청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번에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어 참여했다. 참고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오사카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할 때 늘 1순위에 거론되는 만큼 여행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단 하나의 장소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은 이미 크리스마스였다. 주변을 보니 교복 차림의 일본인 학생과 나보다 적어도 10살은 족히 어려 보이는 여행자가 대부분이다. 크리스마스와 해리포터,미니언즈, 트랜스포머 등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만나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처음에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반걸음 뒤에 서서 담당자를 따라다녔지만, 금세 주변 분위기에 동화되어 즐기는 나를 발견했다. 오랫동안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던 동심은 흥겨운 퍼레이드와 귀여운 캐릭터, 아찔한 어트랙션 앞에 되살아났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롤러코스터, 재잘거리며 떠드는 미니언즈 인형들, 판타지 속 세상을 그대로 재현한 해리포터 구역은 마니아층은 물론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도 금세 빠져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세월이 흐른 만큼 테마파크도 진화했다. 우리나라의 테마파크도 10년이 흐른 지금, 얼마나 변했을지 느닷없이 궁금해진다. 점심 무렵 도착해 어트랙션 몇 개를 체험하고, 식사, 다양한 공연을 구경하니 어느새 어둠이 내렸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은 잠시도 여행자를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 화려한 영상미와 완벽한 군무로 무장한 야간 퍼레이드를 끝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방문을 마쳤다. 오늘 하루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기분 좋은 에너지를 충전한 기분도 든다. 또한 생각이 변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대한민국 남성이가끔은 이런 테마파크를 찾아도 되겠다는 생각 말이다. 





Q.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A. 오사카 도심 기준 외곽에 자리한 테마파크로 다양한 영화를 주제로 꾸며졌다. 2001년에 개장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현재 이곳을 찾기 위해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도 상당히 많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국에서 미리 티켓을 구하는 것이 좋다. 포털사이트에서‘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만 쳐도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찾아가는 법 유니버셜 시티 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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