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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Jan 04. 2019

타이베이 출장에서 겪은 자전거 트라우마

타이완 타이베이 출장 중 겪은 일이다.


기자님! 내일 오전에는 단수이에서 자전거 하이킹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어요


미디어 팸투어 진행자의 한 마디에 순간 가슴이 철렁한다.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이번에는 과연 출장 멤버들과 함께 자전거에 오를지 말지 말이다. 출장 중에 비슷한 경험은 여러 번 있었다. 캐나다 출장 당시 밴쿠버 스탠리파크에서도 있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인도양의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세이셸에서도 자전거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피했다. 가까이로는 국내 강화도 출장에서도 그랬다. 오늘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은 계속해서 찾아올 것이다.


@홍마오청


세발자전거부터 차근차근 자전거를 배웠던 나는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거쳐 유년시절 두발자전거를 쉽게 깨우쳤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자전거를 시작하는 보통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2학년 여름의 어느 날. 매우 후텁지근했던 초여름 친구들과 함께 동네 개천 주변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가 서행하던 자동차와 부딪혀 넘어진 기억이 있다. 갑자기 시야에 나타난 자동차에 놀란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한달 정도 깁스를 할 정도로 부러진 다리 상처보다 더 강렬하게 남았고, 결국 트라우마가 되었다. 이후 당연히 자전거는 피했고, 그게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참 희한한 것이 자동차나 스쿠터를 운전하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다.


@단수이 라오제


몸이 불편해서 저는 개별적으로 취재하겠습니다.
그리고 약속 시간에 맞춰 단수이역으로 돌아올게요



현장에서 늘 하는 변명이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트라우마가 있다는 사실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당자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도 모양 빠지는 일이다. 몸 컨디션 핑계를 대며 자연스레 한 걸음 물러선다.


단수이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하이킹을 즐기는 것. 보통의 여행자라면 낭만적인 일이 분명하다. 하지만 내겐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포기하고 만다. 다른 일행이 하이킹을 즐기는 사이, 홀로 단수이라오제(옛 거리)와 홍마오청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수집한다. 역시 현장에서는 걸어야 마음이 편하다.


@단수이 라오제




TRAVEL INFORMATION

타이베이–타이완의 수도. 물가가 저렴하고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로 유명한 국민 여행지. 인천에서 약 2시간 30분이면 접근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도 타이베이 여행의 인기에 한몫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다양한 항공사가 매일 인천과 타이베이를 운항한다. 


 단수이–타이베이 북부에 자리한 강변 도시. 타이베이의 위성 도시라고 할 수 있으며, 지하철 단수이선을 타고 종점에서 하차하면 된다. 단수이강 어귀에 자리하고 있으며, 예부터 무역 거점으로 부흥했다. 홍마오청, 단수이라오제, 빠리 등 매력적인 명소가 많다. 대왕 카스텔라와 같은 이색 먹거리도 눈길을 끈다.


@단수이 라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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