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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고 TTGO Jan 17. 2019

진짜 대만을 만날 수 있는 곳, 대만 야시장

나는 국내든 해외든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간다면 꼭 시장을 가는 편이다. 시장에 가면 그 지역의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현지에서 유명한 식재료를 기본으로 한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과 그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진짜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대만으로 여행을 가서 야시장을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로 지나칠 수 없는 필수 코스다. 수도 타이베이에는 스린· 라오허제· 닝샤·사대 야시장 등이 있고, 중부 타이중에는 펑지아 야시장, 남부 가오슝에는 리우허 야시장 등이 있다. 이름이 알려진 큰 야시장이 이정도이며, 동네에 작게 들어서는 야시장들도 꽤 있는 편.


시장을 좋아하는만큼 5박6일의 대만 여행 일정 중 총 3군데, 스린 / 라오허제 / 리우허 야시장을 직접 가보았다. 




타이베이 No.1 야시장 - '스린 야시장'


- 장점 : 접근성이 좋고 깔끔하다

스린 야시장은 대만 야시장 중 가장 유명한만큼 규모도 제일 크고 깔끔하게 갖추어져 있는 편이다. 마치 남대문 시장처럼 시장 느낌은 나되 조금 현대식 시장이라고 해야할까. 위치도 고궁박물원 부근에 있어 대부분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편이다. 


스린야시장 최애 간식템 '왕자치즈감자'


시장 규모만큼 음식 종류도 많은 편. 왕자치즈감자부터 큐브스테이크, 굴전, 지파이 등 대만의 유명 길거리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점 또한 가장 큰 장점이다. 왕자치즈감자는 SNS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지 꽤 되었는데도 여전히 사람은 정말 많았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복병이 있었는데, 바로 뒤에 독한 냄새로 유명한 초두부 가게가 있었던 것! 나에게는 익숙한 냄새였지만 혹시 초두부의 꼬릿한 냄새에 취약한 편이라면 왕자치즈감자를 위한 여정은 험난할 것이다.



- 단점 : 시장 구경하러 갔다 사람만 구경하고 올 가능성

유명 야시장인만큼 사람이 정말 아주 많다. 특히 금토요일에 스린야시장에 갈 생각이라면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가야할 것. 평일 저녁에 가거나, 늦은 밤에 방문하면 조금은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거의 자정 가까이가 되어서야 한산해졌다


처음 스린 야시장에 갔을 때의 느낌은 깔끔해서 돌아다니기는 좋은데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졌다. 마치 고향이 발전하여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느낌이랄까. 옛날의 그 고향이 그리워서 갔는데 도로도 뚫리고 건물도 정비되어서 편리하긴 하나 씁쓸한 기분, 바로 그 느낌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정말 크고 구석구석 점포들이 있어서, 나같은 방향치&길치한테는 멘붕이었다. 꽤 돌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곳이 계속해서 나왔고 아까 그 곳으로 가려니 어디로 가야할지 못찾아 포기하고.. 차라리 어느 랜드마크를 찾아 가는 거면 구글맵에 나왔을텐데 내가 맘에 든 점포가 구글맵에 나오는건 아니기 때문에 현대 문명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이리저리 헤매다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적극 추천하고 싶은 곳 - '라오허제 야시장'


- 장점 : 깔끔함과 현지화의 그 사이

이름은 생소한데 간판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 곳. 스린야시장에 비해 유명하진 않으나 갔다와 본 사람들은 대부분 추천하는 곳이다.

나도 너무 관광지화 된 스린야시장의 느낌이 별로여서 현지의 느낌은 나되 너무 낙후되지 않은 곳으로 찾다가 방문하게 된 곳인데 꽤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간판으로 존재감 뿜뿜 라오허제야시장


일단 찾기가 쉽고 길이 복잡하지 않다. 라오허제 야시장은 일자로 쭉 길게 생긴 형태인데, 양쪽 입구에 저 멀리서부터 존재감 뿜뿜하는 간판이 세워져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주변에 화려한 간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뒤지지 않는 그 화려함.

그리고 시장은 총 3열로 점포가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어 왼쪽 또는 오른쪽에서 시작해 U자 형태로 한바퀴를 돌면 시장 전체를 볼 수 있다.


이 구역의 주인공, 후지아오삥


그리고 먹거리가 생각보다 정말 많은 것도 라오허제 야시장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사실 야시장의 이름, 위치만 보고 뭐가 맛있는지는 검색해보지 않고 갔는데, 입구부터 잔뜩 줄을 서있길래 얼른 사먹어 본 후지아오삥. 고기&파로 만든 소를 넣고 화덕에서 구운 만두인데, 생각보다 정말 맛있었다. 알고보니 라오허제 야시장의 대표 메뉴였던 것. 역시 우연히 먹었을 때 맛있는 음식이 진짜 맛집이 아닐까 싶다.

저녁을 먹고 간 상태라 많은 음식을 맛보진 못했지만 소세지, 스테이크, 과일주스, 구운 오징어 등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정말 많았다. 



- 단점 : 시내에서 벗어난 접근성, 익숙하지 않은 먹거리

라오허제 야시장은 송산공항이 있는 송산역 근처에 있는데, 타이베이 중심부인 시먼딩 / 용캉제와는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다보니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나마 가까운 관광지라고 하면 타이베이 101 타워가 있겠지만,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으나 지하철로는 직접 연결되지 않아 돌아가야 한다. 만약 두군데를 함께 갈 예정이라면 지하철보다는 택시를 추천.


그리고 후기도 많고 익숙한 먹거리도 많은 스린 야시장에 비해 조금 생소하다. 도전 의지가 강하고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지만, SNS에서 유명한 먹거리를 정복하고 싶고 중화권 문화가 낯설다면 조금 고려해볼 것.




가오슝 필수 여행지 - '리우허 야시장'


- 장점 : 해산물이 정말 싱싱!

가오슝은 타이베이에서 고속철도 (THSR)을 타고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대만 남부에 위치한 도시다. 가오슝은 타이베이에 비해 생소했으나, 최근 TV프로그램에서 여러번 소개되고 저가항공사도 취항하면서 인기가 높아진 도시다.


비주얼 최강 치즈가리비 & 메추리알 새우빵


네이버 검색 추천에도 나오듯이 가오슝에서 꼭 가봐야할 곳이 있다면 바로 리우허(류허) 야시장! 낮에는 도로였던 곳이 밤이 되면 야시장으로 변하면서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사실 수도 타이베이에 비해 가오슝은 관광이 그만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는데, 생각보다 크고 먹거리가 많았다. 특히 가오슝은 바닷가에 위치했기 때문에 해산물이 유명한데, 리우허 야시장에도 해산물을 사용한 음식이 많아 다음날 또 방문해서 먹었을 정도.


해산물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수산물시장에서처럼 해산물이 쭉 놓여있고 거기서 원하는 걸 고르면 그 자리에서 요리를 해서 자리로 갖다주는 음식점이 꽤 있었다. 하루동안 빡세게 돌아다닌 후 저녁에 해산물 요리 & 맥주 한 잔과 함께 마무리 하니 하루 일정의 완벽한 마무리! 



- 단점 : 가격대가 있는 편

야시장이라고 하면 저렴하게 많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리우허 야시장은 해산물이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다. 대만이 특히 먹거리가 저렴한 편이어서 엥겔지수는 걱정하지 않았었는데 리우허 야시장에서 그 아성이 무너졌다. 언제 또 올까 싶어서 먹고 싶은 건 조금씩 먹어봤지만 양껏 먹지는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가오슝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크다는 리우허 야시장을 방문했는데, 알고보니 가오슝에 위치한 또 다른 야시장인 루이펑 야시장이 현지화가 더 되어있고 인기가 높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리우허 = 스린 / 루이펑 = 라오허제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음에 가오슝에 가게 된다면 루이펑 야시장을 꼭 가보리라!




EDITOR. JISU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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