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뜨고 TTGO Jan 25. 2019

대만 여행지에 대한 색다른 시선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요소지만 트래블 Travel의 어원이 트러블 Trouble 이라는 이야기도 있듯이 모든 여행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기도 하다. 낯선 곳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사태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여행은 즐거움이 아니라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큰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지는 어디가 좋을까?


특히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된다. 모두들 비슷한 고민을 하는 까닭인지 해외 첫 여행지를 추천해달라는 문의를 접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고민 끝에 열에 여덟 아홉은 이 여행지를 추천하게 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여행 후 만족했다는 감사 인사를 듣는 여행지, 바로 대만이다.



처음 해외여행을 떠나는 분들을 위해 대만에서 가보면 좋을 여행지를 그동안의 일반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역사적 의미를 더해서 두곳 정도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은 상해 임시정부가 세워진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3·1 독립운동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각계의 독립운동가들이 모여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 선포하였는데, 1945년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상하이를 시작으로 항저우, 광저우, 충칭 등지로 일본의 감시와 탄압을 피해 옮겨 다니며 힘들게 독립운동을 이어나갔다.



이쯤에서 상해도 아니고 대만 여행지를 추천하는데 왜 갑자기 독립운동 이야기가 나오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법하다. 임시정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임시정부와 우리나라 독립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인물이 바로 대만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차 대전의 연합국들이 카이로에 모여 회의를 할 때도 대한민국의 독립을 주장하여 특별조항에 언급되게 한 인물, 그가 바로 대만 초대 총독 장제스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 국민당의 부정부패로 인한 민심 이반으로 인해 마오쩌둥의 홍군에 밀려 대만으로 쫓겨왔고, 대만에서도 228사건 등 계엄을 선포하고 독재 통치를 통해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은 인물이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독립에 지원을 한 사실만큼은 틀림이 없다.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공원 의거에 감명받은 장제스는 이후 김구 선생과의 긴밀한 유대를 통해 독립운동을 지원하였고, 중국 항전에 참여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으나 한국광복군 창설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임시정부를 각별하게 대우했음이 분명하다.



보통 우리는 중정기념관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매 시각 정각마다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만을 보기 위해 찾아가고는 하지만, 그가 우리나라 독립에 큰 도움을 준 인물이니만큼 중정기념관을 찾아갔을 때 한국의 독립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곳은 대만 여행하면 정말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되었다고 알려져 더욱 유명해진 지우펀이다. 별빛이 하나 둘 켜질 때쯤 같이 켜지는 홍등은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곳은 이런 아름다운과 대비되는 비극적인 대만 현대사를 영화화한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1989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비정성시>의 무대가 된 지우펀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담담하지만 대담한 시선으로 대만 현대사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영화는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성에 뜻하지 않게 휘말린 개인과 가족 구성원들이 어떠한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일제 강점과 그 이후 그리고 앞서 언급한 228 사건이 얽히며 임아록이라는 가족이 겪어야만 했던 비극은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들어오기 전 살고 있었던 사람들을 본성인이라 칭하고 그 이후 국민당 정부와 함께 들어온 사람들을 외성인이라 나누면서부터 그 불행이 명확해진다.



역사적으로는 전매를 실시해 개인 판매를 금지한 담배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노파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 분개해 외성인의 유입 후 차별과 경제적 혼란에 내몰린 내성인들의 시위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처음의 유화책과는 달리 무차별적인 진압을 통해 3만 명 이상의 사망 실종자를 내고서야 비극적으로 종결된 사건으로 인해 대만 내에서는 당시 책임자였던 장제스의 책임을 물어 중정기념관의 폐쇄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일본의 지배와 그 이후 뜻하지 않았던 사건으로 인해 삶이 파괴되어버린, 어찌 보면 우리와 비슷한 궤적을 살게 된 대만 사람을 그린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 된 지우펀임을 알고 찾아가면 단순히 홍등과 사람들이 많은 일반적인 관광지에서 벗어난 좀 더 다른 느낌으로 즐기고 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 또한 삶의 연속이라 생각하면 언제 어디에선가 트러블이 생기는 것 또한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움으로 여행을 대한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의외로 잘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또한 일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여행지에서의 또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





페이스북 http://facebook.com/way2airport

블로그 http://blog.naver.com/toairport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2theairport/

작가의 이전글 진짜 대만을 만날 수 있는 곳, 대만 야시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