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아닙니다. 불카입니다."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매주 월요일 코너 <로드맨이 간다 >

by 염띠

< 2020년 6월 15일 방송분 '불카편 1부' >


오늘 주제는 어떤 내용입니까?

바로 오늘의 주제. 불카입니다. 불.카. 불카가 뭔지 아시겠어요? 우리가 그동안 흔히, 몰카라고 많이 불러왔습니다. 근데, 이제 몰카라는 말 쓰지 않습니다. 2년 전부터 정부에서도 불법 촬영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몰카라는 말이 튀어나올 때가 더 많은 게 사실이죠? 이 전에는 몰래카메라라는 예능도 있었고요. 몰래카메라. 어감이 그다지 부정적이지는 않습니다. 깜짝 파티라든지 가끔은 좋은 일에도 쓰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특정 신체부위를 촬영한다든가 사생활을 엿보는 나쁜 행위 등을 말할 때는 몰카가 아니라 바로 불법 촬영 카메라. 불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그래서 바로 이 불카이고요. 몰카가 아닙니다.


저도 앞으로 몰카 대신 불카. 이렇게 불러야겠네요.
불카 취재하러 먼저 어디에 다녀오셨나요?


일단, 경남 마산의 한 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최근에 불카 범죄가 발생한 곳입니다. 지난달 개학을 하루 앞두고 개학을 준비하다가 여선생님 한 분이 화장실에 가셨대요. 근데 무슨 소리가 얼핏 나더랍니다. 어? 사람인가. 근데 겉으로 보니까 화장실 칸이 비었다고 되어 있었대요. 그래서 그냥 볼일을 보시는데, 다시 소리가 부스륵 나더랍니다. 이건 확실히 인기척이었죠. 그래서 놀라신 거죠. 그래서 밑을 본 거예요. 고개를 훅 숙이고. 누가 혹시 있나? 근데 거기에 웬 사람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대고 있더랍니다. 사람이요.

아니,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일단, 선생님께서도 너무 당황하셨지만,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래서, 일단 안에 있는 사람 나오라고 하고 다른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러 갔는데, 그 사이에 이 사람이 도망을 간 거예요. 그런데 학교에는 교문 쪽에 CCTV가 있잖아요. 그래서 들어오는 모습, 도망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다 잡힌 거죠. 경찰이 탐문 수사 끝에 결국 범인을 붙잡았는데 이 학교를 졸업한 중학생이었어요. 피해자가 1명이 아니고 조사해보니 2명이 더 나왔습니다. 피해 선생님께서는 불면증이 와서 정신과 치료도 받으셨고요. 혹시나 유포된 건 아닐까 불안감에 고통받고 계셨어요. 가해자는 호기심에, 재미로 해봤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피해자는 불안이라는 씨앗이 마음에 심어지는 순간. 일종의 트라우마가 된 거죠.

범인이 잡혀도 피해자의 고통은
끝나는 게 아니군요?


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걸 불안 비용이라고도 부르더라고요. 불안이라는 씨앗이 남아서 계속 피해자를 괴롭히는 거죠. 이 불카 범죄 이런 식으로 매년 5천 건 이상씩 발생합니다. 잡힌 게 이 정도고요. 안 잡힌 것까지 합치면 더 많겠죠.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교내에서 발생한 사건만 해도 2016년 83건이던 게, 2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요.


잊을만하면 한 번씩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단속할 수는 없는 겁니까?


문제가 계속 터지니까 서울시에서도 여성안심 보안관을 통해서 2년간 대대적 단속에 나섰어요. 그럼 이 단속을 통해 얼마나 적발했을까요? 꽤 나왔을 것 같은데, 바로 0건입니다. 2년이나 단속했으면 좀 나올 법도 한데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없다는 느낌이 드시죠. 범죄 발생 건 수는 몇천 건이라면서 왜 못 잡는 걸까? 이 궁금증 해소하기 위해 그래서 저희가 한번 따라다녀봤어요. 양천구 쪽에서 단속 현장을 동행했는데요. 역시나 제가 따라간 날에도 발견은 안 됐습니다.


아니, 범죄는 많다고 하는데
왜 단속에선 안 걸리는 걸까요?


일단 전문가들이 2가지를 꼽고 있어요. 우선, 단속 범위의 한계죠. 일단 이 분들이 주로 공공장소 위주로 다니는데 어차피 전수 조사는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몇 곳 거점만 정해서 하신다는 말이죠. 시간도 저녁 6시 이후엔 못하시거든요. 그러니까, 그 시간대만 피하면 사실문제없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고요. 단속반원분들 잘못이 아닌 거죠. 애초에 모든 곳을 어떻게 단속할 수 있겠어요? 또, 하나는 단속 방식입니다. 최근 범죄 양태가 이런 고정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다기보다 주로 들고 다니면서 찍는 이동형 카메라 범죄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요. 앞서 초등학교 사례도 보면 중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즉, 이동형 카메라로 직접 촬영하다 붙잡힌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단속은 이런 이동형에 대한 것보다 고정형에 대한 것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거죠. 물론 지하철수사대나 철도경찰대는 이동형 단속도 합니다만 그 외의 장소는 여전히 고정형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실 맘먹고 범죄 저지르는데
다 잡아내는 것도 무리이긴 할 것 같아요.


그것도 맞는 말이죠. 단속을 한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습니다. 누군가 꾸준히 지켜본다는 건 범죄의 동기를 줄이는 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말씀대로 어차피 하는 거라면 좀 더 효과적으로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단속 효율성 높일 방법 없는 건지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제가 직접 불카 탐지를 한 번 해봤습니다. 저희가 한 가지 실험을 했어요. 일단 불카를 사무실 5군데에 숨겨 두고요. 간단한 장비 사용법만 확인하고, 별도의 탐지 교육 없이 한번 해봤어요.


일단 교육 없이 한 번 찾아보셨다는 건데,
그럼 5개 중에 몇 개나 찾으셨어요?


교육 없이 해보니까요. 바로 정면에 놓여있던 것 1개만 찾고, 4개는 결국 못 찾았습니다. 아무리 봐도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교육을 받고 해 봤거든요. 교육 이후에는 5개 중에 4개를 찾았습니다. 범죄자의 시선에서 생각해라. 범죄의 목적을 생각하라. 각도를 잘 생각해라. 이런 걸 알고 찾는 것과 모르고 찾는 건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업계에서는 탐지기 보급과 단속도 중요하지만 주기적인 교육의 중요성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사실,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불카 탐지장비를 대여해주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체계적인 교육이 없으면 탐지기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탐지기 보급과 함께 교육도 중요하겠네요.
그런데, 탐지기 대여도 하는군요?
걱정되시는 분들은 이용해보실 수도 있겠네요.

우선 강남구청에서 처음 시작하다가 지금은 서울 전역으로 확대가 됐고요. 지자체 별로 운영하는 곳들이 있으니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 가요. 이건 여담이지만 이 대여사업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 대여하는 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선관위 의견이 나왔대요. 그래서 지금 개인한테 빌려주는 게 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도 하거든요. 그런데, 예전에 라돈 침대 논란이 됐을 때 라돈 탐지기도 지자체에서 빌려줬거든요. 근데 그것도 사실 처음엔 선거법 위반 의견이 있었다가 결국 공익 목적으로 보급이 된다고 보고 지금은 대여가 된다고 합니다. 지자체에서는 불카 탐지기도 그렇게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말씀하시더라고요. 다음 주에는 불카 2부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불.카.단.속 4행시로 마무리할게요




(불)쑥 튀어나온 렌즈와 눈이 마주치던 그날,

(카)페 화장실에도 못 가는 바보가 되었다.

(단)추 구멍만 봐도 가슴이 벌렁 거려,


(속)을 휴지로 돌돌 말아서 채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044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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