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카, 걸려도 또 하실 거죠?"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매주 월요일 코너 <로드맨이 간다 >

by 염띠

< 2020년 6월 22일 방송분 '불카편 2부' 방송원고 >

지난주에 불.카. 단속의 한계 짚어주셨어요.
오늘은 불카 2부 준비하셨죠?


지난주에 불카 실태 전해드렸다면, 오늘은 해결 방법은 없는 건지, 제도적 개선점은 없는지 이런 이야기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지난주에 못 들으신 분들 위해서 간단히 정리해드리면, 지난번에 제가 주로 불법 촬영용 카메라는 고정된 것보다는 이렇게 들고 다니는 이동식이 많다고 말씀드렸었잖아요. 스마트폰 같은 걸로 촬영하기도 하고 한다고. 그런데, 단속은 주로 어디였습니까? 고정형 위주가 많았죠. 고정된 카메라 위주로 수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실효성이 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드렸었죠.


그렇다면 이동형 카메라 단속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
그런 곳도 단속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죠?


주로 불법 촬영이 많이 벌어지는 곳 바로 지하철인데요. 이 열차 안의 범죄를 실시간 단속하는 철도경찰대와 함께 제가 직접 동행을 해봤습니다. 직접 함께 단속해봤는데요. 어? 단속 내용 다 말해도 돼요?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일단 철도경찰대 분들 다들 패피세요. 패.션.피.플. 다들 단속을 위해 사복을 입고 다시시거든요. 이 분들 정말 매의 눈이시더라고요. 제가 볼 때는 그냥 일반 승객 같아 보이는 데 갑자기 뛰어가시는 거예요. 어 뭐지? 이래서 가니까. 집중 감시를 하시다가. 다시 스윽 제자리 돌아오시고 이러더라고요. 사실 불법 촬영이라는 게 엉거주춤 한 자세나 어색한 표정 등을 보고 순간적으로 잡아내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까. 일단 의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밀착 마크를 하고, 아니다 싶으면 긴장을 푸는 그런 일을 하루 종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지하철역이 한 두 군데도 아니고
일일이 다 단속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나요?


일단 아침 7시 15분부터 시작을 합니다. 아무래도 출근시간대를 다 확보해야 하니까. 근무를 일찍 시작하시는데요. 주로 환승역 위주로 출근시간의 경우에는 역 서너 군데를 단속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2시간 동안 쭉 따라다녔습니다. 사실 규디 말대로 전수조사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속을 한다는 범행을 저지르려는 분들에게 감시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 활동하는 의미도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단속을 통해서 지난 5일에 한 명이 현행범 검거되기도 했거든요. 이런 식으로 현장에 잡는 불법 촬영 범죄자가 지난해에만 하루 평균 16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현장에서 적발하는 게 쉽진 않으니까. 주변에서 신고를 많이 해주셔야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검거하는 인원 중에 상당수는 사후에 적발하는 경우였어요. 이게 보통 출근 시간 같은 경우에는요. 피해자들이 제대로 신고를 못한다고 합니다. 지금 회사에 9시까지 혹은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해야 하는데. 거기서 범죄자랑 실랑이하고, 신고하고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잖아요. 그러면 그냥 알고도 그냥 피해 사실을 덮으시는 거죠. 이건 불법 촬영뿐 아니라 지하철 내 강제추행 같은 성범죄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그렇다 보니까 시간이 지난 뒤에 신고하시는 경우가 꽤 있어요.

현장에서 안 걸렸다고 끝나는 게 아니군요?



일단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다시 CCTV를 분석해서 추적을 하는 거죠. 바로 이 작업을 출근 시간 단속이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추적 과정도 동행했는데요. 정말 이건 진땀 나더라고요. 일단 아침 시간에 정신이 없죠. 거기다가 범죄를 당한 분이나 목격한 분 얼마나 당황하셨겠습니까? 그러니까 사실 인상착의도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일단, 피해 입은 분이 탄 열차 칸 번호 확인하고요. 그리고 비슷한 용의자를 뒤집니다. 그런데, CCTV 화질이 좋지 않아요. 그러면 또 다음 역으로 가서 봅니다. 그리고 또 다음 역. 나올 때까지 가는 거예요. 심한 경우에 4호선 종점이죠. 오이도역까지 가신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잡잖아요. 그럼 이젠 교통카드 내역을 봅니다. 누가 몇 시에 찍었는지 나오잖아요. 이런 식으로 추적을 하는 거죠.

듣다 보니까 범죄자 검거하는 게, 진짜 한 땀 한 땀 공들여 고생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고생해서 잡는 데요. 이렇게 잡는 불법 촬영 적발 건 수가 대량 연평균 6천 건이에요. 자, 그럼 이렇게 힘들게 잡은 범인 법정에 세우는 기소율은 얼마나 될까요? ( * 추측해 보기 ) 정답은 재작년 기준, 39%입니다. 절반 이상은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거죠. 그럼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재판에 가면 또 다 처벌받느냐 그렇지도 않죠. 재판에 가도 실형을 선고받는 사람은 10명 중 1명 정도고(10.3%), 절반 가까이는(45%) 벌금형에 그치고 있어요. 주로 어떤 이유 때문이냐. 반성하고 있거나 초범이라는 게 이유였어요.


듣다 보니까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처벌이 약하면 아무래도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네, 규디대로 그렇기 때문일까요? 재범률은 무려 75%에 달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철도경찰대 수사관 분들 중에는 너무 자주 봐서 범죄자 얼굴을 외운 분들도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초범인 경우에도요. 사진이 막 몇백 장 나온 분들이 있거든요. 과연 이게 초범이 맞냐 문제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안 걸렸으면 계속 범죄를 저질렀을 분들이라는 거죠. 그런데 걸려도 처벌이 약하다면? 그건 재범 안 하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 이런 극단적인 말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일단, 대법원이 이번에 N번방 사건 등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다시 마련한다고 하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잘못한 사람은 반드시 그만큼 처벌을 받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원칙 잘 지켜져야겠네요.


제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사실 그 처벌도 좀 넓게 봐야 된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결국, 자꾸 그런 걸 촬영하는 것은 누군가 보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결국, 찍는 사람뿐 아니라. 퍼 나르는 사람. 또 이걸 보는 사람 모두가 공범이라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방송 이후, 불카는 여성들만 피해르 입는 거냐? 남녀 모두가 피해자일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해주신 청취자 분도 계셨거든요. 그런데, 대략 6천 건의 피해 중에 남성이 입은 피해는 200여 건 정도로 다른 범죄에 비해 압도적으로 여성 피해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불카 범죄는 누가 당하든 잘못된 것이지만 이런 압도적 비율 때문에 불카 문제가 곧 여성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측면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아예 범죄 자체가 줄어든다면 이런 고민도 필요 없어지겠죠.

오늘 4행시로 마무리하시죠. 솜.방.망.이


(솜)씨가 좋으시군요

(방)금 한짓 CCTV에 다 찍혔습니다.

(망)연자실한 표정 짓지 마세요

(이)러고 또 하실 거잖아요!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816701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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