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고 다시 시작하려다 환자되다

저의 연약함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by 삐탐

벗고 다시 시작하라고...

이제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그렇게 저를 다그치는 사이에 제 몸이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조여들고, 두근거리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하고...

교감신경계가 과부하된 것이라고 합니다.

몸이 위기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계속 긴장상태를 유지한 것이죠.

이런 상태로 더 버티다가는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정신력이 약해서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몸이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었던 겁니다.

어쩌면 누군가도 그랬을지 모릅니다.

정신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였는지도...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헬스를 다니면서 근육을 키우고 있습니다.

서서히 몸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습니다. 압박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깨닫습니다. 저는 그리 강하지 못합니다.

마네의 그림 속 그녀처럼 저는 야성적이지 못합니다.

문명 속에서 보호받고 살아온 반려동물같은 제게

저는 스스로 야생동물이 되라고 몰아붙였던 겁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의 한계, 저의 부족함, 저의 약함을 다 인정하고 끌어안으려 합니다.

제 기대치에 못미치는 제 자신을 응원하려 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은 아니었지만

소기업에 다니는 팀장으로써 열심히 살아왔다고

그만하면 됐다고,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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