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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Apr 23. 2018

채식주의자가 아니야!

인사동, 익선동, 종로 나들이

 3월 어느 날, 나에게 유럽 맛 집을 추천하던 수린 언니 그리고 몇 년 만에 보는지 모르는 롬이와 만났다. 멍청한 나는 2시 약속을 1시로 착각한 채 약속시간에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오랜만에 인사동엔 봄기운이 느껴졌다. 미세는 심했지만 사람이 많진 않은 덕에 기분은 상쾌했다.

 나는 쌈지길을 걸었다. 가게는 몇 년이 지나도 품목이 여전했다. 똥빵, 한복, 액세사리. 액세사리 유행 추세를 봤으나 변한건 없군. 그러다 좋아하는 어플 오프라인 매장 아이디어스를 발견.

 특별한 건 없었고 캐리어 라벨이 갖고 싶었지. 튀는 색감에 라벨이 너무 귀엽다.

 걷다 보니 모두가 도착했고 디톡스 중인 수린 언니를 위해 인사동 구석 어딘가 베지테리언 식당을 향했다. 정확히는 절 음식 파는 곳.

 돈까스를 끊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스윙스가 생각났지만 베지테리안 돈깨스가 먹고 싶었고 탕수육과 제육볶음 그리고 콩콩..콩죽을 주문했다.

 식당 안엔 히잡을 쓴 무슬림 외국인 그리고 비건인 듯 보이는 서양인 그리고 스스로 비건에 도전해보겠다고 막말한 한국인인 내 테이블이 전부였다. 고기를 못 먹어 그런가 기운들이 없어 보인다며 편견에 쩌는 말을 내뱉어본다. 여하튼 매우 조용했고 불경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비건 푸드는 충격적이었다. 나 빼고 다 잘 먹더라. 내가 고기를 이렇게 좋아했나? 돈깨스가 이상해. 이 물컹이는 뭐야. 기름맛도 안 나! 제육볶음도 물렁해. 뒷맛도 없어. 짜기 만 해! 그나마 제일 맛있는건 버섯 탕슉과 밥. 절음식이라 파, 마늘, 부츠도 사용하지 않아 맛은 더욱 미적지근. 앞으로 절 음식 안 먹는 걸로. 나는 육식주의자인걸로 판명.

인디언?

 매우 가벼운 몸을 이끌고 근처 익선동 구경. 못 사는 동네 한옥을 개조해 리모델링한 가게가 일관성 있지만 각자에 개성이 살아 아기자기 보기 좋았다. 평일 낮 한가할 때 오면 참 좋겠다. 주말이라 좁은 골목은 지나다니기도 힘들고 가게는 전부 만석이었거든. 특히 방콕살라댕은 나중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점원들이 훈남이거든!

 티로 유명한 반줄. 응팔에 나와 유명한 반줄. 처음 가본 반줄. 사장님에 수집품이 대단했다. 얼마인지 계산하다 지친다. 그리고 커피도 티도 맛있고 당큰 케익크도 맛있더라. 사람은 많지만 재밌는 한국 갬성 가득 종로. 다음에 꼭 훈남 가게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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