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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6. 2019
삼월의 얼리 휴가, 방콕 1
카오산로드, 왓프라깨우, 시암
조용한 끄라비 시골에서 복작복작한 방콕으로 넘어와 한 일은 카오산로드에서 맥주 먹기였다. 친구가 찾은 갬성이 터지는 숙소에 짐을 두고 바로 카오산에 거리로 나갔다. 몇 년 전 카오산에서의 흥을 기억한 채.
하지만 몇 년 새 늙었나 체질이 바뀌었나 흥은 커녕 무언가 피곤했다. 이디엠 혹은 한국 가요가 흘러나왔고 실시간 방송을 하는 한국인이 많아서 좀 불편했다. 홍대 어딘가 후미진 골목 느낌이 나서 거부감이 느껴졌나 보다. 태국만에 감성을 느끼고 싶어서 온 곳인데 카오산 거리엔 한국 스타일에 옷과 소품을 팔고 한국 노래가 나오고 한국 사람들은 촬영을 하고 이곳은 어디인가?
화려한 메인 골목을 살짝궁 피해 맹고를 먹으며 펍 거리로 이동. 촬영하는 사람이 없고 좀 더 차분했다. 갑자기 허기가 져 맥주에 태국식 닭볶음탕을 시켰다. 견과류가 있고 맵지 않은 닭볶음탕 맛. 대존맛탱. 더위로 찬걸 많이 먹어 허하고 냉한 속을 후끈 덥혀줘서 찜질방 느낌 나고 스트레스가 풀렸다. 맥주 후 갬성 숙소로 돌아와 빛나는 야경의 사원을 보며 마가리타를 한잔 더 하고 몸을 늬였다.
태국 닭죽도 존맛탱
중국인 관광버스 (뻥 포함) 백대쯤, 전 세계인의 발 냄새 땀 냄새로 얼룩진 사원의 기억.
한국의 절이 분위기가 정적이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선의 멋이 있는 반면 왓쁘라깨우 사원은 웅장하고 화려하고 뜨겁다. 일부 공사 중이라 아쉽긴 했지만... 습한 날씨와 내리쬐는 태양이 어울리는 화려한 패턴의 벽 무늬 그리고 황금색이 참 고급지고 덥다. 더워! 너무 더웠다. 진심.
근처 아무 가게에서 팟타이로 배를 채운 뒤 시원함과 무료인 방콕 미술관으로 이동. 사실 층마다 프리마켓 구경이 쏠쏠하다 하여 가보기로 결정. 허접한 방콕 버스를 타고 저렴하게 이동했다. 저번 여행 때 꾸진(?) 버스 기억이 강렬해 다시 타보고 싶었다 ㅋㅋㅋㅋㅋㅋ 에어컨이 있고 좋아 보이는 버스는 더 비싸지만 외관만 있는 버스는 아주 싸다. 카오산에서 시암까지 6.5바트 였던듯(300원쯤)
프리마켓은 그냥 그랬다. 조형 전시는 좀 신선했지만 방콕 미술학교 청소년이 그린 그림 전시가 좋았다. 주제가 평화, 평등, 인권 이런 어려운 주제였는데 상징성 있게 그렸더라고. 나는 차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인권 수준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여러 생각을 떠오르게 하는 아이들 전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