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한 리빙랩 3

디자인 싱킹과 브레인스토밍

by 성포동알감자

동네 주민들이 내 덕에 고생을 많이 했다. 리빙랩이란 것도 처음 보고 자원순환도 처음 보는데 브레인스토밍도 처음 보는 것. 미안해요... 동네 주민들아....

나 자신도 모든 게 이미지만 흐리흐리하게 유추되는 것이라 함께 공부하자고 만든 동네모임이라 강사 구하기도 힘들었고 이해시키기도 힘들고 나도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함께 리빙랩의 산과 자원순환의 산을 넘으니 히말라야 같은 브레인스토밍이 다가왔다.

브레인스토밍은 나무위키나 구글을 검색해도 제각기 설명이다. 내가 이해한 걸론 구성원들의 생각을 막 던지면 퍼실이 적당히(?) 끼 맞추어 우리의 공동된 생각을 추리는 작업이라 아닐까 라고 자문자답해본다. 배달용기 문제정의를 위해 의견을 말하고 말하고 자주 만나다 보면 해결책은 안 나오더라도 문제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문제 인식 -> 문제정의 -> 아이디어 내기 -> 목표 설정 -> 실험 -> 실험분석 -> 1. 수정 2. 추진 3. 폐기


이러한 과정으로 진행해보기로 했지만 함께 같은 속도로 산을 타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았다.

이제 배달용기 줄이는 리빙랩의 망조가 시작되었다. 이야기를 논의할수록 배달을 안 먹자의 방향으로 가게 되고 산을 타다 지친 동네 주민들은 한두 명씩 잠수를 타기 시작했다. 총 3회의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했는데 첫회 때 11명 오던 동네 주민이 마지막 회차엔 4명만 나왔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퍼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퍼실도 함께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망해버렸다. 으앙.


그래도 진행된 브레인스토밍을 정리해보자면

1차 브레인스토밍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이해관계자 설정을 했다. 배달용기와 관련된 사람을 정리하는데 소비자, 배달하는 사람, 플라스틱 용기 공장 사장, 정부를 이해관계자로 설정했다. 그들 입장으로 설문지이나 인터뷰를 작성해 받아야 했는데 동네 주민은 구성은 모두가 소비자였고 다른 이해관계를 이해하기가 힘들었고 또 찾아다닐 기력이 없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대기.

2차 브레인스토밍은 배달용기 문제정의를 하는 건데 퍼실분이 자원순환 정의로 방향이 가서 틀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의 3차 브레인스토밍은 코로나가 2.5단계 격상으로 한 달 반 가까이 모이지 못했고 앞의 참담한 결과로 대다수가 잠수했다. 겨우 끌어올려 모인 4명이서 낸 결론이라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과 배달용기를 시키는 것의 쓰레기 배출 비교해보자 였다. 도대체 멍미.


망한 이유를 되새김질해보면 일단 주제가 너무 어려웠던 듯싶다. 지구적으로도 해결 못하는걸 동네에서 어떻게 해볼까? 한 것이 실수다. 그리고 관심도 없는 동네 주민들을 꾸역꾸역 산 넘게 한 것도 문제였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는 배달 중독자(너낌이 좀 이상하다)를 모아다가 고생만 시켰다. 그래도 배달 중독 주민들이 리빙랩을 꾸역꾸역 한 덕에 분리배출도 잘하게 되고 종이컵 사용도 줄이고 배달을 20회에서 10회 미만으로 줄였다. (하... 직도 갈 길이 멀군)

개인적으로 회차가 지나면서 느낀 건 잘못된 분리배출도 분명 많이 하지만 비교적 우수하게 분리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쓰레기를 덜 만들고 안 만드는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분리 배출하다 보면 대부분 일반쓰레기이다. 종이도 색소가 재활용이 아니면 일.쓰 코팅지도 일.쓰 두유팩은 우유팩과 달리 코팅이 2개라 일.쓰 그냥 머 다 일반쓰레기다. 이런 슈레기.


계란 껍데기가 음쓰 일쓰냐 싸우는 것보다 음식물 쓰레기에 비닐이나 담배꽁초 등 일반쓰레기를 섞어 배출하지 않는 것이 시급하다던 홍수열 소장님 강연 말씀이 생각난다. 개개인의 분리배출 가지고 토 달지 말고 기업이나 똑바로 해라!


리빙랩은 문제를 생각해보는 당사자의 참여도 매우 중요하지만 전체를 이끌어주는 전문가가 함께 투입되면 나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망한 리빙랩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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