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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Oct 25. 2021

The house on mango street

에스페란자와 함께한 4개월

 동친들과 영어의 끈을 놓지 말자고 시작한 원서 읽기. 책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원서 읽기 모임 한다고 한 적 없었는데 나는 그 모임에 있었다.

 그래서 책을 선정할 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모임원이 세명인데 그중에  명이 골랐고 다른  명이 책을 내게 사줬다.

 우리는 매주 일요일 밤 9시에 줌에서 만나 4개월의 여정 끝에 책을 다 읽었다. 주로 책 내용을 요약하고(물론 한글로) 모르는 단어를 공유하고 한 번씩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딱히 문법을 찾아보진 않았는데 영어를 잘해서 안 찾아본 것이 아니라 책에 문법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 은근슬쩍 해석을 넘긴 부분도 많았는데 중2병 감성 챕터가 있어 감수성을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

 주인공인 에스페란자(스페인식 이름)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이로 망고스트리트라는 동네 이야기를 일기형식로 적었다. 동네 사람들의 일상을 설명하거나 가족 이야기를 주로 한다. 가끔 동네 여자들이 밖도 못 나가고 살거나 허영을 부린다던지 동네 친구는 아버지한테 맞고 산다. 집 상태도 엉망이고 동네 주민이 경찰에 쫓기는 내용이라던지 등등 매우 정상적인 동네는 아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계속 망고스트리트를 떠나고 싶어 한다. 특히 나는 친구로 나온 쌜리에게 매우 화가 나고 분노했다. 예쁜 친구인데 단순히 예뻐서 친구를 하고 싶어 한 에스페란자도 혼내고 싶지만 남자 함부로 만나고 위험한 카니발에 주인공 데려가서 큰일 치르게 해서 나타나지도 않고 진짜 이 ㄱㅆ년이..... 진짜 너무 싫다. 결국엔 책 말미에 의처증 걸린 남자랑 18살에 결혼했다.

 여성인권이 엉망으로 나와서 멕시코가 이렇게 이슬람 수준인가 하고 찾아봤더니 책이 1984년도에 쓰였더라고. 엄청 오래된 책이었다. 아마 주인공은 지금 우리 엄마 또래일 것이다.

 80년대 미국 이민자 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고 3명이 함께 읽지 않았다면 절대 못 읽었을 책이다. 주로 낡았다, 부서졌다, 허름하다의 가난 혹은 부정적 느낌의 단어를 익힐 수 있고 의외로 꽃 이름이 나와서 다양한 영어 꽃 이름도 알게 되었다. 책이 전체적으로 우울하며 가끔 감수성이 터져 청소년들에게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어두운 청소년기를 보낸(주인공은 어두운 성장과정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동네를 떠나고 싶어 했으며 절대적 내 기준에선 우울한) 에스페란자에게 공감했는지 앞날이 캄캄했고 남자만 밝히던 또래 친구들과 달리 스스로 나아가려고 한 주인공에게 기도를 보낸다. 마에니 스스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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