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필라테스 2

근육통 변태들

 필라테스를 한 지 1년째. 내 몸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대부분 운동 샵에서 초반에 사진 찍고 척추 모양 보고

졸라게 나아졌습니다^^*

회원둥절 강사님만 뿌듯

이 경험 나만 있나?  

(내시가 턱살 누르면서 이경영 아저씨처럼 물음표 3개 날리는 이모티콘 쓰고 싶다)

 필라테스가 원래 눈에 확 휙 짜잔! 하는 변화의 운동이 아니다. 물론 나아진 사진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스스로 나아짐을 느껴야 한다. 참고 인내하고 땀이 많이 나는 부분에서 요가와 비슷한 점이 있는 아주 아파 디질거같은 운동이다. 근육통을 어느 정도 느끼느냐로 나의 진행 정도를 아는 잔인한 운동이다. 내 몸 어딘가 작은 근육이 수축되어있거나 뭉쳐있다면 그것을 풀기 위해 강사님과 나는 아주 힘든 여정을 가야 한다. 그 작은 소근육을 느끼게 하고 몸의 밸런스를 맞게 도와주는 것이 강사님의 일이다. 나는 좀비처럼 그분의 시퀀스를 따라가고 아프면 된다. (참~ 쉽죠^^)

 나의 어깨는 만성으로 뭉쳐있고 말려있다. 그 어깨를 풀기 위해 필수 과정으로 장기간 코어를 조지는 운동을 해야 했다. 처음엔 코어가 어딘지도 몰랐다. 배꼽 밑에 어딘가라는데 사전을 찾아보면 코어 근육은 몸통을 이루게 하는 핵심 근육이란다. 처음 코어 근육의 근육통을 인지하지 못한 나는 설사가 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점점 운동하다 보니 미묘하게 달랐다. 배꼽 옆이 아프고 아랫배 근육이 불타는 느낌이라면 코어, 똥꼬까지 불탄다면 그건 급똥...... 코어 근육은 쓰다 보면 몸통이 연결된다. 1년 꾸준히 생존 운동한 나는 아랫배와 거시기와 가랑이, 엉덩이 뒤를 겨우 쓰는 정도이다. 이것을 더 연결해 명치와 가슴을 이어 등을 펴는 운동을 하는데 진짜 얻어터진 것처럼 명치와 등 가슴이 아프다. 나는 아픈데 필라테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움직임이 좋고 그에 따르는 근육통에 기쁨을 느낀다. 내가 배운 이 부분을 썼어^_^ 이곳이 아프네 너무 좋고 신기해^_^*라고 말한다. 정말 근육통 변태들이다.

 필라테스를 하다보면 신기한 근육을 많이 쓰게된다. 내가 이 딴 곳에도 근육이 있나 싶은 곳을 사용하면 깜짝 놀란다. 내 힘으로 그 부위를 처음 써봤으니까. 처음 써본 근육은 신기하게 기분 나쁘게 소름 끼치게 아프다. 하지만 이마저도 필라테스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행복해하는 근육통이다. 정말 찐변태다. 나는 언제쯤 근육통마저 행복한 사람이 될까. 쑥과 마늘로는 부족할 거 같은데. 씨부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