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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Oct 24. 2022

극성수기 부산 여행

2022년 7월 29일 ~ 31일

 성수기 여행은 해본 적이 없는데 어쩌다 보니 극성수기에 부산을 다녀오게 되었다. 필라테스에 진심인 친구가 부산 필라장인에게 운동을 배워야 한다고 7월 말에 운동 예약에 방까지 비싸게 예약해서 방값이 아깝다며 같이 부산 가자고 하여 다녀왔다. 뭐 숙박비 아끼고 개이득이다.

 부산 1일 차

 김포공항 - 김해공항 - 광안리 숙소


 부산은 비행기를 타고 갔다. 함께 간 친구 말론 서울시설공단 개화산역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택시로 김포를 가는 것이 빠르고 비용도 ktx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친구 차량이 전기차라 감면되고 공항에서 주차장을 올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또 할인이 되어 공항 주차장보다 훨씬 싸고 길 개 막히는 김포공항버스보다 시간 절약이라 가성비도 좋고. 이러나저러나 매우 편하게 부산에 도착했다. 불금인지라 도착한 광안리엔 사람들이 가득했고 친구가 꽤나 돈을 준 숙소는 방도 좁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리모컨도 작동 안 하고 그저 뷰가 매우 매우 좋은 모텔... 이것이 성수기구나!

 그래도 비싼 뷰를 보며 회랑 치킨이랑 맥주 마시니 휴가 기분이 나고 좋았다. 먹는 게 짱!

 

 부산여행 2일 차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 - 카페 그린노마드 - 망미동 - 광안리 해변 - 굄성


 필라테스에 진심인 친구는 센텀시티에 있는 룰루레몬에서 레깅스를 사야 했고 풀냄새에 진심인 나는 포푸리(Pot Pourii)라는 산타마리아 노벨라에 향수를 사야 했다. 주말이고 휴가철이라 백화점엔 사람이 많았다. 살 것을 빠르게 구매하고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아점을 해결하기로 했다. 하.. 참 휴가철이지? 주말이지? 모든 푸드코트에 줄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대기가 짧은 식당을 골랐고 태국 음식점이었다. 근데 웬걸 여기가 태국 맛집이었다. 콘타이라는 태국 음식점인데 조금 짜지만 향신료가 태국 향기이다. 태국식 쌀국수와 팟타이 둘 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맛있는 음식으로 또 여행 온 느낌이 났다. 먹는 게 짱!!

 센텀시티를 떠나 부산에 식물 카페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망미동의 그린노마드 카페에 들렀다. 입구부터 엄청난 풀들이 나를 반겼다. 그리고 나름 인스타 성지인지 사진 찍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카페 안엔 사교성 좋은 고양이들이 귀염뽀짝하게 돌아다닌다. 회색도는 흰색과 다크 우드 그리고 식물의 초록색이 잘 어울리는 카페였다. 식물이 많긴 했는데 식물 카페라고 하기엔 식물 상태들이 좋진 않았다. 식물 정리가 안된 게 태반이고 2층엔 말라죽은 식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분명 초반에는 식물을 키웠던 느낌이 있는데... 이딴 식으로 키울 거면 나 줬으면 좋겠다. 식물 상태 빼고는 식물 배치와 색감이 너무 예쁜 카페였다. 그리고 음료가 매우 늦게 나오지만 커피가 맛있었다.

 카페 주변은 대부분 공사 중이었는데 부산 주민들 말론 이 동네가 곧 재개발 예정이라 부산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질 예정이란다. 망미동엔 그린노마드처럼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힙하게 꾸며놓은 가게가 종종 있었다. 식물 집사가 많은 동네인지 길마다 개성을 살린 화분도 눈에 띄었다. 내가 식집사라 많이 보인 게 아니라 식물에 관심 없는 친구도 이 동네는 식물이 왜 이렇게 많냐고 할 정도였다.   

 재개발을 기다리는 동네를 구경하며 구시가지의 레트로 감성을 느끼고 다시 광안리에 돌아왔다. 돌아온 광안리엔 어제보다 몇 배 많은 인파가 바다에 있었다. 옷을 거의 입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았다. 극성수기 휴가 바이브였다. 모든 걸 피해 숙소로 돌아와 바다를 보며 웹소설을 읽으며 저녁을 기다렸다. 저녁은 해변 근처 참치 오마카세 가게로 예약해두었다.

 광안리 참치 오마카세 집 굄성. 우리는 8만 원짜리 오마카세를 먹었다.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하는 오랜만에 먹는 기름진 참치와 일품진로 조합이 최고다. 먹는 게 짱!!!

 1년 사이에 광안리역과 해수욕장 사이 상가에 펍과 기념품숍에 편집숍까지 많은 가게들이 생겨 혼자 구경할 것이 많았다. 광안리 해변은 홍콩 느낌이 날 정도로 높은 건물들이 많이 생겨서 신기했다. 바닷가에 이렇게 큰 건물을 지어도 되는 건가 의구심도 들었다.

 부산여행 3일 차

 밀락 더 마켓 - 만덕동 카페 메종드마레  - 김해공항


 여행 마지막 날인 셋째 날엔 비가 퍼부었다. (나란 아메온나) 오전엔 힙해진 광안리 해변 근처를 돌아다녔다. 휴식공간이 유행인지 해변 뒤쪽으로 밀락 더 마켓이라는 거대한 상가도 생겼다. 내부에는 요즘 유행하는 브랜드와 음식점이 있었고 계속 입점 중인 상태였다. 무언가를 사지 않고도 쉴 수 있는 공간이라 좋았다. 이곳에 앉아 비 오는 광안리를 보며 또 소설을 읽고 시간을 때웠다. 공항 가기 전에 만덕동에 핫하다는 카페를 들렀는데 언덕길에 무슨 모텔이 그렇게 많은지. 어둠의 동네에 감성카페 하나 있는 느낌이었다. 브런치가 유명하다 했지만 음료도 음식도 비추천이다.

 해운대처럼 선진 도시로 나아가려는 광안리의 움직임도 보았고 헐벗은 젊은이들의 청춘을 보며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나 회상도 해보는 생각정리가 많이 되는 극성수기 휴가였다. 개발을 앞둔 동네에서 느낀 레트로 한 감성과 사람이 떠나 조용해진 동네의 고요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오게 되면 이 모습은 없겠다 싶어 슬프기도 하다. 다음엔 비성수기 부산에 들러 구시가지 쪽을 더 돌아다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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