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트래킹
이날은 몰타의 기념일이었다. 내가 사는 슬리에마 (동네) -> 항구는 버스로 1시간, 항구 -> 고조섬은 배로 30분쯤 걸린다.
몰타 위의 더 작은 섬 고조섬은 같은 몰타 공화국이지만 더 심한 몰티즈 사투리와 희한한 영어를 쓰는 동네로 몰타보다 더 시골이고 꾸졌다.
고조섬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이 멍했다.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온데다 빨간 날이라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냥 우르르 사람들을 따라 아무 버스를 탔다. 그리고 아무 곳에 내렸다. 노란 건물 가득했다. 문 닫은 교회를 둘러보고 집 밑에 동굴이 있는 집에 들러 종유석도 보고 선인장을 나무처럼 키우는 제주 스타일 담장도 보고. 그리고 참 더웠다.
고조에선 맘 편히 모래사장에 들러 수영을 하거나 택시 투어로 빠르게 도시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버스가 있지만, 시스템이 거지 같거든. 그걸 뒤늦게 깨달은 나는 멍청해서 몸이 고생했지 뭐!!
무작정 내린 동네에서 고조섬 관광지인 시타델까지 버스로 30분. 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과 걷는 시간이 같아 걷기로 했고 언덕에서 우연히 만난 풍경은 장관이었다. 저 멀리 내가 가야 할 시타델도 보인다.
그런데 언덕길에 중년 커플이 아주 더티하게 굴길래 개념 없는 난 더티한 순간을 방해했다. 더티한 커플 옆엔 어떤 여자 혼자 조용히 책을 읽더라. 그리고 책 읽던 분은 더티한 순간에서 탈출해 나와 함께 시타델까지 함께 트레킹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2시간을 걸었다......
땀흘리며 도착한 시타델에 오르니 언덕길 반대쪽 풍경이 펼쳐진다. 아까 오른 언덕과 느낌은 비슷하다.
트래킹 이후 우린 각자에 길에 나섰고 나는 아주르윈도로 이동했다.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 유명한 곳. (CG로 용 넣으면 비슷할거다.) 저곳에 다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무너진 아주르 윈도 ㅜ.ㅜ 그래도 시퍼런 바다와 미친듯한 파도가 살아있다고 소리친다.
근처엔 수심이 얕은 바닷가가 있어 동굴까지 헤엄쳐 다이빙하거나 대부분은 몸을 지진다. 나의 선택은 발을 담구고 몸을 지진다.
고조섬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해가 져간다. 어차피 몸이 2시간 트래킹에 지쳤다. 아름답고 오묘한 석양색을 보며 숙소에 돌아가야겠다. 다음에 또 올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