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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Dec 18. 2017

경주의 낮

보라 여름 투어 2일

야간투어 때 경주 가이드님이 추천해준 코스로 돌아보기로 했다. 양동마을로 출발해 독락당 계곡에서 몸을 식힌 후 옥산서원에서 유생체험으로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모닝커피 한옥스벅

마을이 유네스코 문화제인 양동마을. 손씨 이씨 가문인 부자동네. 가옥은 역시나 약간 높은 곳 있다. 집에서 내려다보면 다른 집도 보이고 멀리로는 경작지가 보인다. 부잣집은 역시 감시하기 좋은 집이다. 농장주가 된 기분에 심취해서 논 풍경은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무료로 전통 지킴이(할머니) 가이드님에게 해설을 들으며 양동마을을 돌았다. 더위도 안 타고 얼굴에 땀 안나는 사람인데 이 날은 인중과 이마에서 땀이 질질 떨어지는 초 더운 날이었다. 가이드님은 체력이 엄청났다. 덥다하시면서 땀도 안 흘리시고 언덕길을 날아다니셨다. 해설도 잘해주셨지만 내 머릿속엔 기억을 먹는 벌레가 있나 보다. 이언적 선생님만... 기억했으면 된 건가...

점심은 추천받은 고디메뉴를 먹어보기로 했다. 조개류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유명하다니까. 고디탕과 고디비빔밥 주문. 건강하고 속이 풀리는 맛이랄까. 이건 새로운 해장국이다. 맛있었다. 밥도 고디도 반찬인 젓갈까지.

독락당 뒤쪽에 운치 있는 계곡이 있다. 이미 핫플레이스인지 많은 아저씨는 물고기를 잡느라 요란이다. 더운 날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살 것 같다. 배 부르고 해변에서 잠자기가 특기인 나는 계곡 앞에서 특기를 뽐냈다. 이것이 정령 소소한 행복이지.

독락당에서 가까운 옥산서원. 유생 옷 체험과 차를 내어주는데 무료다. 무. 료. 성균관에 양아치 유생으로 빙의. 내 역할은 송중기 유생이다.

경주에서 조선을 느끼고 친구 가게 방문차 진주에 들렀다. 유명한 진주중앙시장 육회비빔밥을 먹고 진주성을 보고 진주 투어도 빠르게 끝냈다.

이 날 밤이 진주 어딘가 숙박업소에 묵었다가 아침까지 이어지는 옆방에 신음소리에 정말 기절할 뻔했다. 여성분이 성스러운 소리를 지르는데 체크 아웃 시간까지 울렸다. 누구냐. 체력 대. 다. 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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