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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Dec 19. 2017

비 오는 날은 쌍계사, 하동

보라 여름 투어 4일

비가 미친 듯이 온다. 차 안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니 후룸라이드를 탄 것 같다. 원래 목적지는 전주였다. 그렇지만 무계획 로드트립이니 비도 피할 겸 남해 옆동네인 하동에 들렀다. 특별히 쌍계사에 온 이유는 없다. 그저 절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찰로 향했다.

하동 쌍계사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절로 주차하고 산을 살짝 올라야 한다. 차에선 비가 잠잠하더니 산을 오르려니 비가 퍼부었다. 쪼리 신고 미끄러지고 발가락 테러당하며 도착한 절 풍경. 너무 좋잖아? 계곡물은 콸콸콸. 얼마 만에 듣는 우렁찬 자연 물소리인가.  

계곡을 지나니 비를 맞아 색이 짙어진 대나무가 있다. 교토에서 대나무를 봤지 한국 절에서 대나무는 처음 본다. 신기하다.   

맑은데 비가 오고 구름이 산세에 걸쳤다 지나갔다 멋대로다. 나도 멋대로 절을 돌아다니다 대웅전에서 주술을 외우는 어머니들을 발견했다. 특별한 날인가 보다. 사실 어머니들이 정성으로 기도하는 모습이 무서웠다. 요괴를 부르는 주술 같았다.

번뇌를 씻어주나요? 사념을 없애주나요? 108 계단을 한 번에 올랐지만 다리 근육만 당겨 109개 번뇌가 되었다.

무계획으로 들른 쌍계사. 비가 오니 더욱 운치가 있다. 욕심내서 공기도 마셔본다. 비 온다고 날씨운 없다고 욕했는데 절을 둘러보기에 좋은 날씨였다. 비 올 땐 사찰로~

산책 후 근처 화개장터로 이동. 아... 비가 또... 쏟아진다. 오늘은 폭우에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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