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사람들과 함께
이쁜이는 산책을 좋아했다. 스스로 걷는것은 아니고 안겨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이라 우리는 산책은 우리가 하는 것이고 이쁜이가 하는 것은 ‘드라이브’라고 했다.
길을 가다 멈추고 싶으면 어깨를 꼭꼭 부리로 누르며 멈추게 하고, 맘에 드는 사람이 지나가면 (주로 여학생) 꼬끼오를 외쳐 불렀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관심을 주면 날개를 파닥거리며 뿌듯해했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산책을 가면 조금 시무룩해했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 말을 걸거나 쓰다듬으면 집에 가자는 의미로 어깨를 세게 부리로 쿡쿡 찍었다.
사람을 조종할 줄 아는 똑똑한 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