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속에 숨겨진 감정을 만나세요
목차 2. 상처 받는 지점은 각자 다릅니다
by 글 쓰는 아나운서 현디 Oct 2. 2019
[하** 님] 요즘 너무 힘드네요.
결혼 15년 차인데 다툼이 심하네요.
어제는 제가 TV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어폰을 본인 거 썼다고 어찌나 화를 내는지.
애들 보기 창피했네요.
애들 셋 보며 참고 있는데 견디기가 참 힘드네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청곡 김진호 <가족사진>
사실 공용 이어폰,
저희는 내레이션 하거나 더빙할 때
마구마구 돌려쓰거든요.
거쳐간 사람들만 해도
족히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은 될걸요?
단순히 이어폰 때문만은 아니겠죠.
아이 셋에 결혼 15년 차.
삶 자체가 힘들기에
별거 아닌 일에도 버럭 하게 되고.
두 분 다 요즘 힘드실 것 같아요.
별것 아닌 일에 화를 냈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할 만큼요.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나에게 쉽게 화내는 이유는
감정의 끓는점이 낮아서 그렇데요.
자신과 가까운 사람일수록 '기대'가 크기 때문이래요.
그리고 심리학에서는 분노를
'2차 감정'이라고 부른답니다.
그 이면에는 진심이라 불리는
'1차 감정'이 숨겨져 있대요.
상대방이 앞으로 할 행동에 대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기대',
상대방에게 나는 필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슬픔',
행여 상대방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 등이
분노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거래요.
그럴 때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나 싶어
똑같이 화를 내거나,
순간 너무 놀라 한마디 대꾸도 못하다가
이내 섭섭하고 힘 빠지고
결국은 두고두고 응어리로 남게 되는데.
그러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미안함은커녕 섭섭함이 앞서지만
상대방이 지금 힘든 상황이라 그런 거다.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나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상대방이 가슴속에 숨겨진 진심을 깨닫고,
그 진심을 나에게 적절히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조금 덜 힘들 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고
'이 사람이 예전보다 나를 좀 덜 싫어하는구나 '
농담도 하면서 위안 삼을 날도 오겠죠.
어쩌면 상대방으로부터
"내가 그땐 심했지?" 하며
사과받는 날도 올 수 있을 거예요.
*분노의 끓는점에 관한 내용은
오늘도 불편한 사람과 일해야 하는 당신을 위한 책
(나무생각, 아마 사키 히로미 지음, 이정환 옮김, 138p)을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