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은 그 일을 겪지 않기를
목차 2. 상처 받는 지점은 각자 다릅니다
by 글 쓰는 아나운서 현디 Oct 2. 2019
[엄경미 님] 둘째 아이가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네요..
초등학생이라 부루펜 복용하고 머리 마사지해주고 있어요.
아홉 살 생일을 맞았는데 아프네요.
"사랑하는 소연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엄마는 바라는 게 없어.
사랑해 엄마 딸."
저도 두통이 시작된 게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그때부터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달렸어요.
그런데 그때는 왜 생기는지,
언제 어떻게 생기는지,
한번 시작된 두통과 눈이 빠질 듯한 아픔과
동시다발적으로 찾아오는 치통과 오심과 구토가
언제 끝날지 몰라 무척이나 괴로웠는데요.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생각해보니
원인은 당시 담임 선생님에게 있었어요.
선생님을 '이모'라고 부르는
조카딸이 반장이고 공주였던 반에서
일하느라 바쁜 엄마를 모셔오지 않는다고
조용한 저를 사고뭉치라고 칭했던 담임선생님.
어렸을 때는 그게 스트레스인 줄 모르고,
요즘 말로 언어폭력인 줄도 모르고
선생님께 모진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파 아이야."만 했었죠.
엄마는 뇌에 혹시 무슨 병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시면서 저를 병원에 데려가셨고
저는 머리에 이상한 집게를 잔뜩 꽂고
정밀검사도 받았어요.
물론 의사 선생님이, "아픈 아이가
이렇게 통통할 수는 없어요."라는
말로 안심시켜 주시기는 했지만요.
지극히 일부 선생님들 이야기고
저만의 특수한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몰랐으면 더 좋았을 일,
겪지 않았더라면 다행스러웠을 일은
신체적 고통으로 남아
끈덕지게 수십 년을 들러붙어 있더라고요.
아이가 아직 표현은 못 해도
무언가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건 아닐까 염려되네요.
요즘 혹시라도 힘든 일, 신경 쓰이는 일, 걱정되는 일,
억지로 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한번 물어봐 주세요.
그래도 엄마가 약도 복용하게 하시고 마사지도 해주시니
따뜻한 손길을 느끼면서
앞으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거예요.
따님 생일 축하해요.
노래 띄워 드립니다.
권 진원의 <Happy birthday to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