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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속과 밖의 온도차

송 비하인드 1. 조조할인- 이문세

류승룡, 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았다.

오래간만에 기분 좋은 오글거림을 느끼게 한 뮤지컬 영화로, 

귀에 익은 가요들이 적절한 곳에서 주인공들의 옛 추억을 유쾌하게 들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단연 '조조할인'.

돈 오백 원이 어디냐고 고집을 피웠지만 사실은 조금이라도 더 일찍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조조할인을 보자고 했다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아직도 조조할인이 있는지 여부와, 있다면 비용 차이는 얼마인지 궁금한 동시에 

다소 진하게 남는 아쉬움 한 가지.


우리는 왜 그때 그 시절, 

좋아하면 좋아한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 

사랑하면 사랑한다, 그리우면 그립다...


내 마음이 느끼는 대로, 내 감정이 떠오르는 대로

그저 그 기분 그대로 말을 전하지 못했을까?


오백 원 때문이 아니라 오 분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라고.


극 중에서도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그 누구보다 가슴 깊이 사랑하면서도 

오롯한 진심과 진득한 속정을 드러내 보이지 못한 채 

오히려 가시 돋친 말, 모진 언어로 상대방에게 원치 않는 상처를 주고, 

상대가 아파하는 모습에, 자신도 더한 상처를 부메랑처럼 맞는다. 


말 안과 말 겉의 온도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무심한 표정에 다소 팩팩한 말투, 

하지만 뒤에서 챙겨주며 은근한 마음을 느끼게 만드는 이가 

말만 앞세우는 사람보다 훨씬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미미한 자극으로 인한 생채기에도 아프게 마음앓이하게 되는 요즘이라면

말속에 품은 다정함이 조금은 제 모습을 드러낸 수 있게

말 밖으로 튀어나올 퉁명스러운 표현을 약간은 부드럽게 다듬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참된 마음은 결국 통한 다지만 돌고 돌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기에.

그리고 때로는 진심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가닿지 못할 수도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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