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학 님] 현경 씨,
여기저기서 축제다, 모임이다, 동창회다,
갈 곳은 많은데 당최 시간이 안 나요.
주말에도 요즘은 바빠서 움직일 수가 없네요.
아휴 사는 게 뭔지. 일만 하게 되는 것 같아 조금 아쉽네요.
그 워라밸을 맞출 수가 없네요. 늘 잘 듣고 있어요. 고마워요.
우리가 야근이나 연장 근무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8~9시간만 일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투자하죠.
왔다 갔다 하는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그리고 퇴근 후에, 남은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말이에요.
그런데 집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있지 않잖아요.
일과 가정에서의 내가, 완벽히 분리되어 있지 않잖아요.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지?'
연관 업무를 우리도 모르게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잘 때 빼고는.
아니 자면서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죠.
어머니가 그랬어요.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 빼 내기 쉬운 줄 아니?"
또 선배는 이랬어요.
"월급은 우리의 목숨 값이다. 우리의 생명과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들인 값이다."
어쩌면 이렇게 워라밸을 부르짖으면서도
워라밸을 실천하지 못하고
주말에도, 휴일에도 밀린 잠을 청하느라 바쁜
우리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못 맞추고 있으니
워라밸을 외치는 거겠죠.
워라밸이 또 다른 어깨 위 짐이 되지 않으려면
일과 나,
가정과 나,
사랑과 나.
가분수 되어 목 디스크 걸리지 않게,
지나친 저중심 설계로 지루해 보이지 않게,
위, 아래, 위, 위, 아래
오른쪽, 왼쪽도 중심 잘 맞춰 어깨 비뚤어지지 않게
좁은 10cm 폭
삶이라는 평균대 위에서
두 팔 최대한 주욱 펴고
균형 잘 유지해야겠습니다.
p.s. 체조 중계도 오래 했어요.
평균대는 여성만의 종목인데, 엄청나게 좁은 폭 위에서
뛰고 구르며 균형 잡는 선수들은 정말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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