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공부
초딩2 아이와 수학(산수라고 했더니 아니랍니다.)문제를 풀고 있는데 봐주기 전에 미리 답을 써놓은 문제가 너무 깨끗해서 물어봤습니다. 문제는 10개의 덧셈, 뺼셈 연산문제가 있고 각각의 답에 대입되는 글자를 이용해 문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딱 봐도 그냥 글자들을 이리 저리 맟춰서 문장을 만들어 낸게 뻔했죠.
일단 덫을 놨습니다. "지우야...대단하네?!! 이걸 어떻게 맞힌거야?계산 한거야?" 그랬더니....
"이거요~~글자들을 보니까 머리속에서 그냥 저절로 답이 나오던데요? 저 잘했죠?"
".........."
순간 너무나도 뻔뻔한 자랑질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하나...' 싶어 잠시 다른 문제들을 먼저 풀었습니다.
지우가 문제는 빨리 푸는데 굉장히 덜렁댑니다. 아빠 닮아서....
쉬운 문제를 방심하다가 틀렸길래 '옳타꾸나!' 하고 앞 전 문제로 다시 돌아 갔습니다.
"지우야! 답은 맞았지만 아빠 생각에는 답을 틀린걸로 하고 싶어!"
"왜요?"
"수학책에 나온 문제는 지우가 덧셈, 뺼셈을 잘 할 수 있도록 연습을 시켜주려는건데 넌 그렇게 하지 않았잖아? 문제 형식에 대한 파악은 잘 했지만 넌 반칙을 한거야!"
"답은 맞았는데요?"
"정말 맞았다고 확신할 수 있어? 정말?"
"음........."
"우리 하나씩 확인 해보자!"
처음에는 아빠의 반응에 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지만 하나씩 풀어가면서 자기가 생각했던 답이 정확했다는걸 확인하면서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와 와 하면서 아주 즐겁게 숙제를 마무리 했지요.
어릴 때 부터 산수문제를 풀 때는 꼭 검산을 하라고 배웠습니다. 살다보니 꼭 산수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는걸 느꼈습니다.
매너리즘이나 관성 (요즘 말하는 관례가 아님...)에 매몰되어 아이가 추리해서 답 쓰듯이 살고 있지는 않나 싶습니다. 본래의 의도나 의미를 잊은채 답을 내기 급급한 삶이 참 팍팍합니다.
삶에도 가끔 복기(復棋)와 검산(檢算)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가르치면서 또 하나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