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어느 날 CIA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영어 까막눈인 나는 지인에게 번역을 의뢰했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 귀하가 OO 사이트에 올리신 글은 저희 기관에서 1급 비밀로 분류되어 있던 기밀사항입니다. 유출경로와 아울러 그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경위를 현재 수사 중이며, 우리는 한국정부에 협조를 얻어 귀하의 신상을...'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얼마 전 사이트에 글을 올리자마자 관리자로부터 삭제 통보 메일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삭제 이유를 따지자 글의 내용을 인지한 어느 기관이 기밀사항으로 분류한 것도 모자라 나의 개인정보까지 확보를 했다는 기이한 일이었다.
글의 내용은 바로 '인공지능'. 사람이 시각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나 학습에 의한 지식정보가 대뇌에서 전기신호로 바뀌고, 그 신호를 저장하는 곳에서는 필요에 따라 저장된 신호가 다시 발생한다. 따라서, 그 신호를 해석하여 컴퓨터에 응용하는 간단한 이론을 제시했을 뿐...
갑자기 현관 문이 뜯겨 나가면서 일단의 외국인들이 들이닥치고, 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어 ㅆ....
사이렌 소리에 잠이 깼다. 시간은 새벽 4시. 중랑천의 지천인 '우이천'이 바로 코앞이라 새벽에 내린 폭우로 범람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성북구청에서 하천가 스피커로 방송하는 대피령과 일정간격으로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더군다나 꿈의 내용과 묘하게 겹쳐 현실과 꿈을 구분 못 하는 혼란스러운 경험까지.
아이들 과학만화에나 나올듯한 허접한 이론으로 뭔 CIA까지 동원되고 난리냐?! 차라리 국정원이었다면 더 무서웠을지도 모르겠다. 나 하나 산에다 묻어버리고, 했던 일도 안 했다고 잡아뗄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니던가!!
아무튼. 한 여름밤의 개꿈을 참으로 스펙터클하게 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