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빵! 주말 일터의 아침3

손끝에서 나비가 훨훨

by 뚱이

빵 진열을 얼추 마치고 나면 맘모스 같은 큰 빵 포장을 시작한다. 주말 빵집 알바의 장점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연이어 할 일이 있다는 거다. 출근하자마자 매대 위 조명을 켜고 전날 빵을 할인 매대로 옮기고 따끈한 빵을 진열하노라면 한 시간 남짓 지난다. 이후 나오는 빵은 포장하면서 중간중간 판으로 옮겨 진열하고 매대 빈자리를 계속 채워간다.

구글 GEMINI에게 나비접기를 설명하니 이렇게 보여준다.


비닐 포장지에 큰 빵을 하나하나 넣고 공기가 빵빵하게 들어가게 비닐을 접어잡고 착착 나비를 접는다. 부챗살 모양으로 접어 금박 철끈으로 포장한 모양을 한 번쯤은 보았을 텐데 그렇게 접는 걸 나비 접기라고 부른다.

빵 진열 중에도 포장해 달라는 손님이 있으면 중간중간 나비를 접지만 본격적인 포장은 이제부터다. 퇴근 전까지 매대 채우기와 손님 응대, 나비 접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후딱 간다.

처음엔 손끝으로 착착 접어가는 모양이 신기했는데 어느새 내 손도 착착 예쁜 나비 날개를 만들어간다. 어떤 손님은 "손끝에 자석 붙였어요?" 하고 놀라기도 했다. 단순노동에 강하고 칭찬에 약한 나는 금세 신이 나서 더 열심히 나비를 접는다.

처음엔 그렇게 힘들던 식빵 포장도 이제는 착착 쉬워졌다. 점장님과 매니저님 그리고 같이 일하는 언니들의 손동작이 조금씩 다른데 이렇게 저렇게 따라 하다 보면 내 방식이 생긴다. 일을 할 때 일머리가 있다고 하지 않나? 이건 진짜 자화자찬, 내 자랑이다.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일머리 있단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이게 단점도 있어서 해야 할 일이 자꾸 는다는 거다. 지금은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내 몸 축날 때까지 일하지는 않지만 예전엔 성격 때문에 많이 힘들기도 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몸이 안 따라주어 힘들고.

일이 쉬워지니 주변 시야가 넓어진다. 첨에 점장님이 '손은 나비를 접고 눈은 앞을 봐야지' 하실 때 헉했는데, 지금은 손으로 나비를 접으면서 손님이 빵 고르는 모습과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빵이 따뜻한지 맨손으로 만지는 모습도.

"눈으로 보세요~ 만지시면 안 돼요!"

이 당연한 말을 하루에도 몇 번을 하는지.

오가는 모습 중에 절로 웃음이 나는 때가 있다. 모닝빵처럼 말랑 퐁실한 볼을 가진 아가들. 그냥 바라만 봐도 예쁜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 또 서로 퉁퉁 거리면서도 챙기는 모습의 노부부의 모습. 이것 사자, 그걸 뭐 하러 사냐 하면서도 한 사람이 앞서가면 짝지가 들었다 놓았던 빵을 다시 한번 쳐다보다 카트에 담고 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또 웃음이 절로 난다. 아가들을 보면서는 내 아이들 어릴 때 그 젖내음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잡아주던 촉감이 선연하고, 어르신들을 뵈면서는 저렇게 투닥투닥 사이좋게 나이 들면 좋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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