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구운 맛있는 빵
오고 가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하고 마주 인사를 하는 와중에 손과 발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제빵실에서 연이어 내오는 갓 구워진 빵의 열기가 한 김 빠지면 진열대에 놓을 판으로 착착 옮겨 담는다.
작년에 처음 일하기 시작할 때,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받으면서 진열할 빵의 위치와 일의 순서를 배웠고 점장님과 매니저님의 일하는 요령을 곁눈질로 열심히 배웠다. 첫 주엔 진열대를 돌아가며 찍어두었던 사진을 보면서 일하느라 더디고 헷갈리고 그랬는데 이제 일이 손에 익어서 제빵실에서 빵이 나오는 대로 착착 판을 채워간다.
그중 가장 좋은 건 소보루빵! 소보루빵 위에 얹힌 바삭한 그 부분이 살짝 넘쳐나서 옆으로 내려온 것들이 있는데 요거 떼먹는 맛이 꿀맛이다. 아침은 건너뛰고 챙겨간 블랙커피를 마셔가며 일하는데 소보루빵 부스러기 한 조각이 참 다디달다.
금방 나온 말랑한 모닝빵은 몽실몽실한 촉감이 아기 볼 같아서 콕 찔러보고 싶은데 꾹 참고 살짝 만져만 본다. 못 참고 찔러보면 내 손가락만 뜨거울 테지. 하하.
요즘은 날이 더워져서 빵을 담고 있노라면 등짝이 축축해진다. 마스크 안 인중에도 땀이 차 흐르면 그 찝찝함이란 말할 수 없다. 그래도 벗고 일할 순 없는 노릇이니 중간에 한 번씩 마스크를 내리고 닦고 다시 하길 반복한다.
밖에서도 이런데 제빵실 안쪽은 오죽할까. 연신 오븐에서 빵을 꺼내고 계시니 그 열기가 어마어마하다. 오븐을 열지 않고 반죽을 치대고 계시는 중에도 그 열기가 밖에까지 전해진다.
갓 구운 빵을 내오면 우선 거치대에 베이킹판을 칸칸이 얹어두는데 딱 그 앞에 서서 일을 하는 터라 그 열기도 따끈따끈하다. 일을 하는 나로선 뜨거운 빵이 참 무서운데 오며 가며 지나는 손님들은 갓 구운 빵을 보고 저거 주세요~ 한다. 바로 나온 건 많이 뜨겁고 담으면 찌그러지니 장 보시고 오시면 한 김 식혀 담아드릴게요 하고 말씀드려도 그저 잘 담아보라 할 뿐이다. 이젠 뭐 담아달라면 그냥 네~ 하고 담아드린다. 나는야 상냥한 빵집 아줌마니까.
'진짜 뜨거운데......'
주걱이나 집게로 옮겨 담느라 자국이 남으면 그건 그대로 또 혼날 일이다. 예쁘게 안 담아준다고 야단하는 손님에겐 '그러게 뜨겁고 말랑하다고 말씀드렸는데'하고 볼멘소리를 하고 싶지만 그저 상냥히 웃으면 죄송해요 한다.
갓 구운 빵이 아무리 맛있어 보이고 예쁜 빵을 먹고 싶더라도 빵집 직원 손도 좀 걱정해 주시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