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새끼가 왜?
옛날 옛날에 감자 새끼가 제 엄마를 팔아먹고, 또~ 도망갔대~
언제부터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어릴 적부터
부친에게 듣고 자란 옛날이야기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따라 하면 어른들께서 웃으시던 게 기억난다. 애들이 으레 그렇듯 그럼 또 하고 또 하고 그랬다.
자라면서는 엄마를 팔아먹고 쌩하니 도망가는 감자 새끼를 상상하곤 했다. 나라면 엄마보단 아빠를 팔아먹을 텐데. 배알이 뒤틀리면 욕보다도 손찌검이 먼저 나서는 성미라 골이 울리도록 많이 맞고 자라서인가. 소주 심부름을 하고 욕받이를 하면서 아비를 팔아먹고 도망가는 감자 새끼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들은 그 출처나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도 우리 옛이야기는 잔혹동화보다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저 밑도 끝도 없는 감자 새끼 이야기는 뭐람
내 아이들에겐 엄마 팔아먹고 도망간 감자 새끼 이야기가 아니라 고구마가 되고 싶어 여행을 떠난 감자도리 노래를 들려주었다. 꿈과 희망을 담긴 가사가 좋기도 했고 멜로디도 단순해서 함께 부르기도 좋았다. 그래서 나중에 아이들이 좀 자라고 함께 찾아본 감자도리 노래 영상을 보고 충격이 컸다. 뱀에게 꿀꺽 삼켜지며 꿈에서 깨어나는 감자도리라니. . . 그 모든 게 꿈이었다니!
https://youtu.be/5PPJ9gB5KDA?si=_f87rSx2ht1E2L7p
내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참 많은 이야기책을 함께 읽었다. 이런 옛이야기도 있나, 모르는 이야기가 참 많네 하고 읽다 보면 전해 내려온 고장에 따라 결말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도 참 많았다.
권선징악의 결말도 퍽퍽한 고구마 한 소쿠리 씹고 난 다음 들이켜는 사이다 같은 결말도 좋지만 잔혹 동화보다는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 모두 받아 가 행복하게 산 나무꾼처럼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결말, 뜻밖의 선물 같은 결말이 더 좋지 않은가.
[우리 전래 동화인 줄 알았던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가 사실은 헤르메스가 등장하는 이솝우화, 고대 그리스의 전래동화였단다. 개화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헤르메스가 산신령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출처. 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편]